전자문진·안심진료소 설치… 대구ㆍ경북 코로나19 중증 환자들 위해 음압 병실 개방
▲ 진료가 재개된 은평성모병원에서 내원객들이 발열체크를 받고 있다. 은평성모병원 제공 |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폐쇄됐던 서울 은평성모병원(병원장 권순용)이 9일 진료를 재개했다. 은평성모병원 환자이송 요원이 2월 21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다음 날인 2월 22일 서울시로부터 폐쇄 명령을 받은 지 17일 만이다. 병원은 그동안 질병관리본부, 서울시, 은평구 등 보건당국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해 환자 안전 및 감염관리 분야 시설 및 시스템을 전면 재점검하고 원내 감염병 발병 방지를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은평성모병원은 모든 교직원에게 코로나19 검사를 해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고, 병원 전 구역을 반복적으로 방역하는 등 환자들이 안심하고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특히 환자와 내원객들의 안전을 위해 출입 동선을 1층 정문으로 단일화했다. 모든 내원객은 출입구에 설치된 무인안내기를 통해 문진을 실시, 발병지역 방문력, 해외여행력을 확인한 후 출입증을 발급받게 된다. 출입증 발급을 받지 못한 내원객은 별도의 안내를 받거나 선별진료소로 이동해 진료 및 검사 후 출입이 가능하다. 또 소아청소년 환자와 호흡기환자 전담 안심진료소를 별도로 설치해 놓았다.
병동은 환자 간 동선 확보를 위해 당분간 2인 1실 사용 정책을 유지하고, 음압격리 병상을 적극 활용해 호흡기질환 유증상자를 관리할 계획이다. 아울러 의료진을 비롯한 모든 교직원은 매일 2회씩 발열 및 호흡기 증상을 확인해 보고하고 정기적으로 감염관리 교육을 이수하도록 조치했다.
권순용(베드로) 은평성모병원장은 “진료 중단으로 많은 환자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환자 안전에 역점을 두고 더 좋은 병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권 병원장은 또 “코로나19로 치료와 진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ㆍ경북 지역 중증 환자들을 위해 병원 음압 병실을 개방하겠다”고 했다. 이어 “현재 음압병실은 7개지만 보건 당국의 지원을 받아 이동형 음압기를 설치하면 18개까지 가동할 수 있다”며 “병동 하나 전체를 음압 병동으로 할당할 계획”이라고 했다.
앞서 서울대교구 총대리 손희송 주교(가톨릭학원 상임이사)는 5일 은평성모병원을 격려 방문했다. 손 주교는 도착 직후 권순용 병원장의 안내로 병원 성당으로 이동해 병원 관계자들과 함께 ‘코로나19 극복을 청하는 기도’를 바치고, 상황실과 병동 실태를 점검했다.
서울 은평성모병원은 서울 및 고양 주민 등 약 150만 명이 이용하는 거점 병원으로 하루 외래 환자는 3000여 명, 입원 환자는 600~700여 명, 하루 평균 응급 환자는 150여 명이다. 매일 70여 건의 수술과 매주 7백여 명의 항암 치료, 한 달 평균 60여 명의 신생아가 태어나는 대형 병원이다.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