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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암 수술 후 홀로 투병하는 문학선씨

가정 폭력으로 이혼 후 힘겹게 살아, 시한부 판정받고 항암 치료로 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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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은수(왼쪽) 신사동본당 빈첸시오회장이 얼굴을 감싼 채 흐느끼고 있는 문학선씨의 등을 다독이며 위로하고 있다. 남정률 기자



서울 은평구 가좌로 다세대주택 지하 월세방에서 만난 문학선(아기 예수의 데레사, 57, 서울 신사동본당)씨는 가쁜 숨을 고르느라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막 화장실을 다녀온 참이었다. 두 계단밖에 되지 않는 화장실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이 그토록 힘들다.

문씨는 지금껏 버티고 움직이는 것이 기적이나 다름없는 암 환자다. 2014년 1월 유방암 수술로 오른쪽 가슴을 도려내고 12차례 항암 치료를 받았다. 2015년 7월에는 암이 목에서 척추를 따라 골반까지 전이된 것을 확인했다. 수술이 어려워 항암 치료만 받다가 2016년 1월 수술을 받고 30여 차례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

암은 지독했다. 문씨는 올해 1월 암이 온몸으로 퍼졌다는 진단을 받았다. 의사는 3개월 정도 살 수 있을 거라고 했다. 지금 받고 있는 항암 치료는 낫기 위한 것이 아니다. 생명을 하루라도 더 연장하기 위한 것이다.

문씨는 분노 조절 장애가 있는 폭력적인 남편과 10여 년 전 이혼했다. 양육비 한 푼 받지 못한 채 집을 나와 두 딸을 키웠다. 일찍 결혼해서 엄마 곁을 떠난 큰딸은 지방에 살면서 가끔 통화만 하고 지낸다. 병든 엄마를 도울 형편이 못 된다. 지난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둘째 딸은 집을 나가 들어오지 않는다. 둘째 딸은 수시로 토하고 머리가 아픈 메니에르병을 앓고 있지만, 집안 형편 때문에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했다. 두 딸은 어릴 적 아빠의 폭력으로 생긴 마음의 병이 깊다.

성년인 두 딸이 있다는 이유로 문씨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지정을 받을 수 없었다. 벌이가 전혀 없는 문씨는 친정어머니와 신사동본당 빈첸시오회가 건네는 약간의 도움으로 지내고 있다. 항암 치료를 받기 위해 입원했을 때는 돈을 아끼기 위해 병원 밥도 먹지 않았다. 잘 먹고 보호자의 정성 어린 간병을 받아도 시원찮을 문씨는 그렇게 집에 홀로 누워 하루하루 죽음과 맞서 싸우고 있다.

“지팡이를 짚고 40분을 걸어 주일 미사에 나갑니다. 몇 발짝 걷고는 쉬어 가느라 오래 걸려요. 하느님을 믿지 않는다면 하루도 못 버틸 거예요. 병이 낫는다면 그동안 도움을 받은 만큼 다른 이들을 도와주고 싶은데….”

연은수(수산나) 신사동본당 빈첸시오회장이 문씨의 등을 다독이며 “하느님이 그렇게 쉽게 자매님을 데려가시지 않을 테니, 용기 잃지 말고 기적을 만들어 보자”고 위로하자 문씨는 “이렇게 가기에는 너무 억울하다”면서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늘 곁에 두고 친구처럼 지내는 묵주가 그런 문씨를 애처로이 바라보고 있었다.

남정률 기자 njyul@cpbc.co.kr



후견인 / 연은수 수산나

서울대교구 신사동본당 빈첸시오회 회장

얼마나 더 살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기도하며 하느님께 의지하며 살아가는 자매님입니다. 영양가 있는 음식을 꾸준히 먹어야 하지만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꿈도 꾸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기도와 따스한 손길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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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선씨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13일부터 19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을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15)에게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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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7-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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