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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시력 잃은 남편과 아들, 쓰러진 동생

실명 남편 대신 가족 돌보는 코니씨 한국 온 동생은 뇌경색으로 투병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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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니(오른쪽)씨가 수원엠마우스 로슬린 수녀에게 동생 이야기를 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한국 생활 11년째인 코니(39)씨는 요즘들어 하루도 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 지난해 12월 고향 필리핀에서 한국에 온 동생 카렌(27)씨가 뇌경색으로 쓰러진 뒤 아직 일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교사인 동생은 방학을 맞아 언니인 코니씨를 보러 한국에 왔다. 2주 동안 한국에 머물고 필리핀으로 돌아갈 예정이었지만, 석 달 넘게 병원 중환자실에 누워 있다.

코니씨 가족 중엔 고혈압 환자들이 많았다. 코니씨는 “동생이 갑자기 쓰러진 이유도 혈압이 높아서인 것 같다”고 했다. 2017년 12월 29일 병원에 입원한 동생은 그동안 뇌에 물이 차고 염증이 생겨 수술만 4번 받았다. 외국인 신분이라 의료보험 혜택도 받지 못해 하루 입원비만 300만 원이 넘는다.

코니씨는 한국인 남편을 따라 2007년 한국에 정착했다. 남편이 농부였기 때문에 먹고 살 걱정은 없었다. 하지만 시력이 나쁘던 남편은 당뇨를 앓게 되면서 2011년 실명했고, 코니씨는 가장이 됐다. 설상가상 두 아들 중 첫째도 시력을 잃었다. 12살인 첫째 아들은 특수학교에 다니고 있다.

코니씨는 필리핀에서도 가장이었다. 코니씨는 “부모님과 맏언니는 몸이 아파서 일을 할 수 없었기에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은 저뿐이었다”며 “가족들을 책임져야 했다”고 말했다. 몸이 아픈 부모 대신 코니씨는 6남매의 생계를 책임져왔다. 코니씨가 학업 대신 취업을 택하면서 코니씨의 동생들은 줄줄이 대학 공부를 할 수 있었다. 동생 카렌씨가 고등학교 교사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코니씨 덕분이다.

코니씨는 한국에 와서도 다달이 필리핀으로 생활비를 보냈다. 동생 4명의 대학 뒷바라지를 마치고 이제 한숨을 놓으려던 찰나였다. 동생들은 “이제 우리가 도와줄 테니 더 늦기 전에 공부를 해보라”며 코니씨에게 자신을 위한 삶을 살라고 했다.

하지만 제2의 인생을 생각해볼 겨를도 없이 코니씨는 절망에 빠졌다.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는 것보다, 몇 억이 될지 모르는 병원비를 마련하는 것보다 더 힘든 건 중환자실에서 의식 없이 누워있는 동생을 바라보는 일이다.

“동생이 언제까지 이렇게 누워 있어야 하는지 마음이 너무 아파요. 하루빨리 정신을 차리고 말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하느님께 간절히 기도하고 있어요.” 코니씨는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코니씨는 동생이 제주도 여행을 가자고 했을 때 함께 가주지 못한 게 내내 후회스럽다. “한국에 있을 때 원하는 걸 다 해주지 못해 안타깝다”는 코니씨는 “‘언니와 또 언제 제주도를 가겠어’라는 동생의 말이 귓가에 맴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글ㆍ사진=김유리 기자 lucia@cpbc.co.kr



▨후견인 / 로슬린(성령선교수녀회)수녀 수원엠마우스 이주민센터 의료담당

“코니씨는 혼자서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교회에 간절히 도움을 요청하는 코니씨에게 가톨릭평화신문 독자 여러분들의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성금계좌(예금주: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코니씨 가정에 도움 주실 독자는 22일부터 28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15)에게 문의 바랍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8-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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