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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신앙 지키려 한국 왔는데 강제 출국 위기

한국에서 가족과 모여 사는게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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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프 바티씨(오른쪽)가 능곡성당 마당에서 파주 엑소더스 관계자에게 막막한 사정을 털어놓고 있다.



파키스탄에서 온 아리프 바티(57)씨는 손자 손녀 5명을 포함해 딸린 식솔만 10명이다. 경기도 고양시 능곡역 근처 99㎡(30평) 빌라에서 그 많은 식구가 지난여름 폭염을 견뎠다. 돈을 벌어오는 사람은 플라스틱 제조 공장에 다니는 아들(34)이 유일하다.

바티씨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폭력과 박해를 견디다 못해 6년 전 가족과 탈출했다. 바티씨 부부는 조상 대대로 가톨릭 집안 출신이다. 이슬람이 절대다수인 파키스탄에서 그리스도인들이 살아가기는 정말 힘들다.

그의 아버지는 무장조직의 테러에 목숨을 잃었다. 아들마저 2012년 괴한들에게 납치돼 죽도록 구타를 당했다. 그는 급하게 끌어모은 돈으로 몸값을 지불하고 아들을 빼왔다. 딸은 염산 테러 위협을 받기도 했다. 바티씨는 “소수 종교인에게 종교 자유와 정의, 인권은 먼 나라 얘기”라며 “초주검이 된 아들을 보는 순간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한국행을 택한 이유는 20년 전 서울을 방문한 적이 있어서다. 그때 곳곳에 있는 십자가를 보면서 한국의 종교 자유를 부러워했다. 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나라이기에, 자신의 가족을 난민으로 받아줄 줄 알았다.

하지만 헛된 기대였다. 난민 신청은 기각되고, 재심을 통해 바티씨 부부와 딸 등 3명만 인도적 체류 자격을 얻었다. 나머지 식구는 난민 불인정 결정 취소 소송이 끝날 때까지 출국이 유예된 상태다. 바티씨는 “겨우 얻어낸 것이 매년 자격을 갱신해야 하는 3명의 인도적 체류 자격”이라며 “그렇다고 파키스탄으로 돌아갈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한탄했다.

바티씨 가족은 여러 사회복지 원조단체의 부정기적 지원으로 연명했다. 의정부교구 파주 엑소더스와 능곡본당이 지속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으나 기약 없이 거기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더 큰 문제는 바티씨의 건강 악화다. 몸과 마음은 지칠 대로 지치고, 정서적으로 불안하다. 하루에 한 움큼씩 입에 털어 넣는 약으로 버틴다.

반월세 빌라도 피란 생활이 아닌 이상 11명이 지낼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 부동산 사무실에서 싸고 넓은 집을 찾았다는 연락이 왔지만, 보증금 5000만 원에 월세 50만 원은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다.

바티씨는 “건강을 회복해 무슨 일이든 해서 집에 빵을 사 들고 들어오는 것과 가족이 헤어지지 않고 모여 살 수 있는 집을 구하는 게 소원”이라고 말했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



▲ 황주원 신부



▨후견인 / 황주원 신부(의정부교구 능곡본당 주임)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처럼 난민에 대한 관심을 더 많이 가져야 할 때입니다. 우리 옆에 가까이 있는 바티씨는 특별히 종교 박해로 인해 한국을 찾아왔습니다. 독자들의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성금계좌(예금주: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바티씨 가정에 도움 주실 독자는 21일부터 27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15)에게 문의 바랍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8-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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