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기관/단체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그리스도인이라면 ‘난민 포용’ 앞장서야

주교회의 정평위, 이민과 난민 주제로 세미나 열어… 사회교리 근거로 난민 환대·유대 강조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시리아 난민 꼬마 쿠르디의 죽음, 제주도 예멘 난민 문제, 미국의 이주민 정책 등 난민과 이주민을 둘러싼 문제는 전 세계가 고민하는 사회 담론이 됐다. 그간 난민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았던 한국 사회도 다양한 시선에서 난민 문제의 해결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논의의 장이 열렸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배기현 주교)가 사회교리주간을 맞아 9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이민과 난민: 평화를 찾는 사람들’을 주제로 개최한 기념 세미나다.

가톨릭교회는 국제사회 기준보다 난민을 인정하는 범위가 넓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인종, 종교, 국적, 특정 사회에서 신분 또는 정치적 이유로 박해받을 우려가 있는 사람만 난민으로 인정한다. 반면 가톨릭교회는 유엔난민기구의 기준을 포함해 전쟁 피해자, 경제정책 피해자, 자연재해 피해자 등 실향민들도 국제적인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본다. 이는 사회교리에 근거한다.

예수회 난민 봉사기구 한국대표 심유환 신부는 기조강연에서 “가톨릭교회는 사회교리의 근본인 인간 존엄성 원리와 공동선, 연대성, 보조성을 바탕으로 난민을 폭넓게 인정한다”며 “국가가 자국민을 보호할 능력을 상실했거나 오히려 자국민을 탄압할 때, 국제사회는 ‘인간 존엄성’을 근거로 인도주의적 개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톨릭교회는 그리스도인이라면 난민을 ‘이웃’으로 맞이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이주사목은 ‘환대’와 ‘유대’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고도 강조한다. 교황청 이주사목평의회 훈령 「이민들을 향한 그리스도의 사랑」에는 ‘이민들은 자신들을 한 인간으로 따뜻이 맞아 주고, 인정해 주며, 존중해주는 몸짓을 목말라 한다. … 그리스도인들에게 이방인에 대한 환대와 연대와 개방성을 가르칠 의무를 느껴야 한다’(96항)고 나와 있다.

서울대교구 이주사목위원회 위원장 남창현 신부는 “그리스도인이라면 이주민을 도외시할 것이 아니라 난민 문제에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며 “익숙하지 않은 난민 문제를 두려움과 증오심으로 표출하기보다 교회의 복음적 상상력으로 해결하고 그들을 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사회의 난민 혐오 현상은 어떻게 시작됐는지 짚어보기도 했다. 발표자들은 “민족과 혈연을 중시하는 한국 사회의 분위기가 이방인을 배제하는 모습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혐오’로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홍성수(토마스 아퀴나스) 숙명여자대학교 법학부 교수는 “오랜 세월 단일민족으로 살아온 한국 사회는 외국인 배타주의가 깊어 ‘난민과 이주민은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높다’는 식의 잘못된 편견과 차별적 시선이 존재한다”고 문제점을 꼬집었다.

김정연(로사리오) 인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한국 사회는 흑인, 동남아인 등 유색인종을 향한 차별과 홀대의 시선이 짙다”며 “차별과 혐오가 개인과 집단 할 것 없이 일상에서 전방위적으로 일어나면서 갈등을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양성을 인정하고, 인권 감수성을 바탕으로 그들을 만나고 포용하기 위해 우리가 먼저 성숙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배기현 주교는 인사말에서 “하느님은 인간을 선택적으로 사랑하시는 분이 아니라 모두 불쌍히 여기시며, 원래 그곳에 살던 사람이나 이방인을 모두 보살펴주신다”며 “오늘 이 시간을 통해 이방인이 우리의 문을 두드릴 때가 그리스도와 만날 수 있는 기회라는 걸 깨닫고 교회가 먼저 난민들의 어려움에 응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은지 기자 eunz@cpbc.co.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8-12-12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4. 20

1요한 2장 5절
누구든지 그분의 말씀을 지키면, 그 사람 안에서는 참으로 하느님의 사랑이 완성됩니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