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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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아픈 두 아이 홀로 양육, 막막할 따름

알코올 중독자 남편에 쫓겨 다닌 손씨일찍 어머니 여의고 학교교육 못 받아두 아이 치료비는커녕 생계도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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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동이 불편한 손진희씨가 미사에 자주 가지 못해 집에서 묵주기도를 바치고 있다.





“네일 가더릴가요?”

손진희(58, 로사)씨가 휴대폰 자판을 떠듬떠듬 두드리더니 문자 내용이 ‘맞는지 봐 달라’며 내밀었다. 누군가 급히 가사도우미를 찾는 모양이다. “내일 가 드릴까요?”로 고쳐 돌려줬다. 손씨는 머쓱하게 웃었다.

“학교에 한 번도 못 가봐서….”

손씨는 9살 때부터 남의 집 청소를 해 돈벌이를 했다. 12살부터 7년간은 대구 봉제공장 여공으로 하루 12시간 일했다. 어머니는 일찍이 뺑소니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6ㆍ25 전쟁 참전용사인 아버지는 정신이 온전치 못했다. 머리에 포탄 파편이 80개 넘게 박혔다. 낮에는 무기력한 병자였지만 밤만 되면 환각과 환청에 시달렸다. 살기 가득한 눈으로 미쳐 날뛰며 손씨를 구타했다.

부산에서 옷 장사를 하다 만난 남편은 알코올중독자였다. 언어폭력, 육체 폭력에 성폭력까지 가한 ‘괴물’이었다. 백수 남편 대신 하루 두 시간씩 쪽잠을 자며 가족을 부양했다. 양 무릎 연골이 다 닳았다. 간경화도 왔다. 그동안 남편은 성욕의 마수를 자녀에게 뻗쳤다. 이젠 참지 않았다. 그러나 이혼이 끝은 아니었다. 악마는 부산 일대를 헤집어 세 식구를 찾았다. 목발 짚은 어머니를 남매가 부축해 북쪽으로 도망쳤다.

손씨는 수원교구와 ‘가톨릭 사랑의 집’의 도움을 받아 낯선 도시에 정착했다. 세 식구가 둘러앉아 김치 하나로 밥을 먹어도 그저 행복했다. 부족하지만 평화로운 나날도 잠시, 아들 민재(17, 바오로)군이 영양 부족으로 골다공증에 걸렸다. 턱관절도 틀어져 음식도 제대로 못 씹었다. 병원에선 수술비 3000만 원이 든다고 했다. 딸 민지(14)양도 희귀 혈관염을 앓아 온몸에서 진물이 배어 나온다. 한창 외모에 민감할 사춘기, 자녀들은 마음의 문을 걸어 잠갔다.

손씨가 아픈 몸을 끌고 가사도우미로 일해 버는 돈은 한 달 20만 원. 세 식구 의료비를 대기는커녕 먹고살기에도 모자란다. 묵주를 만지작거리며 손씨는 덤덤하게 말했다.

“행복해진다는 게 정말 쉽지 않네요.”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후견인 : 조경희(아가페) 가톨릭 사랑의 집 원장

▲ 조경희 원장


“손진희씨는 어릴 때부터 가장 역할을 했으며, 폭력적인 배우자와 이혼한 지금은 홀로 두 자녀를 양육하고 있습니다. 본인은 무릎 연골이 없어 거동이 불편하고, 간 질환도 앓고 있습니다. 골다공증을 앓는 아들은 턱관절 수술이 절실합니다. 딸도 혈관염과 싸우고 있습니다. 이 한 부모 가정에 평화가 있기를 빌며 사랑의 손길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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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진희씨 가정에 도움 주실 독자는 10일부터 16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52)에게 문의 바랍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9-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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