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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피어나는곳에] 네팔 청년의 코리안드림이 부서지다

지난 3월 농장서 일하다 척추 골절 아픈 몸,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해 향수병에 삶의 의욕마저 잃어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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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말이 서툰 수라씨는 홀로 투병 생활을 하며 고향을 그리워하고 있다. 수라씨가 요양병원 사회복지사와 대화하고 있다.

▲ 정원일 신부



강원도의 한 요양병원.

네팔 청년 수라(20)씨가 병상에 누워 초점 없는 눈으로 창밖을 바라본다. 답답한 마음에 침대에서 나와 몸을 일으켜 보려 하지만 쉽지 않다. 지난 3월 일하던 사과농장에서 농기계에 깔렸다. 그 사고 후유증이 그를 괴롭히고 있다.

수라씨가 한국에 온 건 지난해 12월. 외국인고용지원센터를 통해 홍천 지역 사과농장에서 일을 시작했다. 익숙하지 않은 농장일에 몸은 고단했지만, 네팔을 떠나 인도에서 막노동하는 아버지와 고향에서 공부하는 동생들을 뒷바라지할 수 있다는 희망에 하루하루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꿈에 부풀어 있기도 잠시, 1월과 2월 계속된 한파로 일하지 못해 월급을 받을 수 없어 애를 태웠다. 농장 주인집에서 숙식하며 날이 풀리기만 얼마나 기다렸던가. 하지만 3월, 농기계 운전미숙으로 척추 골절과 복부 장기 손상이라는 큰 사고를 당했다.

춘천성심병원 응급실로 실려가 위험한 고비를 겨우 넘겼다. 비장 파열로 인한 출혈이 안정되며 상태가 조금씩 회복됐지만, 척추 손상으로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네팔에 있는 어머니와 동생들이 눈앞에 어른거렸다. 네팔을 떠날 때 “한국에 가서 성공해 돌아와 가족을 돕겠다”고 굳게 한 약속을 떠올리며 눈물만 쏟았다.

아픔 몸으로 네팔로 돌아갈 수도 없다. 가족들도 수라씨 소식을 들었지만, 비행기 푯값을 마련할 수 없어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이다.

이역만리에서 말 통하는 친구 하나 없는 20살 청년은 결국 희망을 잃어버렸다. 의료보험 혜택도 받을 수 없어 병원비가 수천만 원 밀리자 삶의 의욕마저 사라졌다. ‘이렇게 살아서 뭐하느냐’는 생각에 수라씨는 음식도 거부하고 침대 난간에 머리를 박는 극단 선택을 반복했다.

시간이 약이었을까, 감당하기 벅찬 현실을 외면해서일까. 병원에서 요양원으로 자리를 옮기고 수라씨의 상태가 조금씩 안정되고 있다는 게 요양원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항생제가 듣지 않는 균에 감염돼 1인실에 격리 중이다. 찾아오는 이도 없고 세상과 격리돼 온종일 누워 있는 게 수라씨의 일과 전부다. “엄마, 동생 보고 싶어요. 집에 가고 싶어요.” 더듬거리는 한국말로 속내를 드러내는 수라씨. 그것도 잠시, 세상과 단절된 1인 격리실 안에서 네팔 청년은 초점 없는 눈으로 허공만 쳐다보았다.

백영민 기자 heelen@cpbc.co.kr







후견인 : 춘천성심병원 가톨릭 원목 정원일 신부



네팔은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입니다. 가족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20살 청년은 큰 용기를 내어 한국을 찾았습니다. 병원비는 밀리고 환자가 일하던 농장주 역시 경제적으로 어려워 의료비를 도와줄 수 없는 실정입니다. 수라씨가 건강한 몸으로 가족 품에 안길 수 있도록 기도와 후원 부탁합니다.





성금계좌(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네팔 청년 수라씨에게 도움 주실 독자는 12일부터 18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52)에게 문의 바랍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9-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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