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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승범씨는 얼마 전에는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다. 다리가 굳어가기 시작하면서, 안씨는 나가지 못하고 대부분 시간을 집에서 보내고 있다. |
안승범(가명64)씨는 한눈에 보기에도 거동이 불편해 보였다. 지팡이에 겨우 의지해 현관문을 열어주던 그는 인터뷰 내내 덜덜 떨리는 왼팔을 오른손으로 주물렀다.
안씨는 얼마 전 파킨슨병을 선고받았다. 3년 전 위암 수술을 받고, 약물치료를 하며 버티던 그에게 새롭게 몰아친 절망이었다.
병은 일터마저 잃게 했다. 안씨는 가구공장에서 노무자로 일했다. 그러나 점점 굳어가는 팔과 다리는 세밀한 가구 작업을 하는 데 걸림돌이 됐다. 사장은 동작이 둔해진 그에게 “그만 나왔으면 좋겠다”며 눈치를 줬다. 앞이 캄캄했다.
안씨는 큰아들과 일산의 임대아파트에서 단둘이 살고 있다. 20년 전 IMF로 경제난을 겪으면서 아내와 헤어진 뒤, 두 아들을 홀로 키웠다. 오랜 세월 자식들을 위해 성실하게 살았지만, 무한한 사랑을 쏟기엔 역부족이었다.
“안 해본 일이 없어요. 그렇게 아들들 고등학교까지는 마치게 했는데, 대학은 못 보냈어요. 도저히 보낼 수 있는 형편이 아니어서…. 해준 게 없어서 그런지 아들들도 힘들게 살아요.”
안씨의 큰아들은 안정된 직장을 얻지 못하고 일용직과 아르바이트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는 큰아들이 벌어오는 아르바이트비가 안씨 가정의 유일한 수입원이다.
이처럼 병과 생활고로 힘겨워하는 안씨에겐 더 큰 고민이 있다. 정신장애를 앓고 있는 둘째 아들이다. 둘째 아들은 선천적으로 지능이 떨어지고 성격 장애가 있어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한다. 행동이 불안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성향에 안씨는 항상 마음을 놓지 못했다. 그런 아들이 눈앞에 있다면 챙겨주기라도 할 텐데, 둘째 아들은 3년 전부터 연락이 닿지 않는다. 안씨가 굳어가는 몸보다 아들 걱정이 앞서는 이유다.
안씨는 사는 데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어려움 속에서도 성실히 살아왔는데, 이제는 자신의 몸까지 아프니 어떻게 삶을 꾸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애들을 위해서라도 더 일해야 하는데…. 저 어떻게 하면 좋죠.”
차분히 말을 잇던 그가 목이 멘 듯 침묵했다. 붉게 차오른 눈에서 눈물이 비어져 나왔다. 안씨는 굳어가는 몸 때문에 쉽사리 외출도 하지 못한다. 매일 집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의 절망도 깊어가고 있다.
전은지 기자 eunz@cpbc.co.kr
후견인: 염동규 신부(살레시오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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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동규 신부 |
난치병과 생활고로 힘들어하는 안승범씨가 희망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살길이 막막한 안씨 가정에 따뜻한 기도와 사랑의 손길을 보내주시기를 기다립니다.
성금계좌(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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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승범씨 가정에 도움 주실 독자는 29일부터 10월 5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1)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