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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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피어나는곳에] 폐암 투병 아버지, 아들 돌아오기만 기다려

단칸방서 나홀로 투병하는 박씨..일 못해 생활비도 치료비도 없어...유일한 가족 아들은 감감무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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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암 환자 박태빈씨가 떨리는 손으로 머리 맡에 놓인 진통제를 집고 있다.



키 170cm, 몸무게 38kg.

‘피골이 상접하다’라는 게 이런 걸까. 박태빈(49)씨를 처음 본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박씨는 폐암 환자다. 재작년 그를 덮친 병마는 급속도로 육체를 잠식해나갔다. 최근에는 침대에 걸터앉는 것조차 힘겨운 일이 됐다. 하릴없이 그는 누운 채로 종일 멍하니 TV를 본다. 그리고 이따금 지옥 같은 고통이 엄습하면 떨리는 손으로 진통제를 털어 넣는 것이 그의 일상이다.

박씨는 혼자다. 가끔 찾아오는 대리운전기사 시절 동료를 제외하면 아무도 그가 사는 단칸방을 찾지 않는다. ‘나 홀로 투병’은 외롭고 힘든 일이다. 암 병동에 입원한 적도 있지만 금세 돈이 바닥나 쫓겨나듯 나와 버렸다. 당장에라도 다시 입원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현실의 벽은 그저 높기만 하다. 박씨의 전 재산은 달랑 20만 원. 치료비는커녕 진통제 약값도 내기 힘든 금액이다. 여기에 다달이 40만 원씩 밀린 월세는 모두 얼마인지 가늠도 안 된다. 거기다 포장마차를 하면서 진 빚도 수천만 원에 이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유일한 가족인 아들은 아버지를 떠나버렸다. 쥐어짜듯 겨우 목소리를 내 이야기를 시작한 박씨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아들하고 둘이 살려고 했어요. 그런데 아들이 제대하고 일주일 뒤에 기침이 자주 나서 병원에 갔어요. ‘폐암’이라고 하더라고요. 아, 정말 미치겠더라고요.”

박씨는 아들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사는지 알지 못한다. 가물에 콩 나듯 집에 들어올 때도 있지만, 샤워하거나 제 물건을 챙겨갈 뿐이다. 와병 중인 아버지는 전혀 알은체하지 않았다. 이런 무관심한 아들의 태도에 박씨의 속은 썩어갔다. ‘아빠, 몸은 좀 괜찮으세요?’ 이 따스한 한마디를 들어보는 게 그의 소원이다.

하지만 ‘속상함’은 주된 감정이 아니었다. 아들을 생각하면 박씨는 늘 걱정이 앞선다. 굶고 다니는 것은 아닌지, 나쁜 길에 빠지는 것은 아닌지, 늘 아들 걱정이 태산이다. 여기에 ‘자식 뒷바라지를 제대로 못 하는 아버지’라는 생각도 그를 괴롭혔다. 특히 가정형편 때문에 아들을 대학에 보내지 못한 한은 항상 가슴을 아프게 했다.

박씨가 바라는 것은 딱 세 가지다. ‘병원에서 치료다운 치료를 받는 것’. ‘아들이 집으로 돌아오는 것’.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아들과 오래도록 함께 사는 것’. 이 꿈만 바라보며 그는 오늘도 처절한 생존투쟁을 이어간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후견인- 잠실본당 주임 정순오 신부

▲ 정순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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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빈씨 가정에 도움 주실 독자는 2일부터 8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1)에게 문의 바랍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0-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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