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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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피어나는곳에] 방세 밀리고 굶는 날 허다, 치료는 언감생심

보육원에서 자라 10여년 식모살이남편 폭력에 시달리다 벗어났지만간염 진단, 일자리마저 잃어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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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선희(왼쪽)씨가 요셉의원 사회복지사와 이야기를 나누며 복통을 호소하고 있다.



“나 같은 여자는 고시원에서 혼자 죽어도 아무도 모를 거예요. 방문을 열어보는 사람도 없고….”

강선희(62)씨는 2년째 일산의 고시원에서 산다. 4녀 중 둘째로 태어났지만, 언니와 동생들은 부산에 있는 한 보육원에 맡겨진 후로 뿔뿔이 흩어졌다. 6살 무렵,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경제력을 상실한 젊은 엄마는 네 딸을 모두 보육원에 맡겼다. 강씨는 보육원에서 나와 10년 넘게 식모살이를 했다.

19살, 서울로 올라온 강씨는 남산 근처에서 번데기와 아이스크림을 팔았다. 장사하며 알게 된 남자와 쪽방촌에서 함께 살았는데, 술만 마시면 폭력을 가했다. 강씨는 영등포역 근처에서 백반집을 하며 남편을 먹여 살렸지만, 남편은 버는 족족 가로채 갔다. 결국, 그는 집을 뛰쳐나왔다. 파출부와 식당 일, 건설 일용직까지 몸 닳는 줄 모르고 일했다. 그러다 주변 사람에게 남편이 술을 마시고 쓰러져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정부 지원금을 알아보려 주민센터에 갔다가 까무러쳤다. 남편이 죽기 전 다른 여자를 만났는데, 그 여자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 강씨의 호적에 올라와 있었다. 한 번도 보지 못한 ‘호적상 아들’ 때문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의 길은 막혀버렸다. 심지어 호적상 아들의 카드 청구서까지 고시원으로 날아왔다. 강씨의 몸은 고된 노동과 정신적 스트레스로 피폐해져 갔고, 치아가 전혀 없는 상태로 행려인 무료 진료소인 요셉의원의 문을 두드렸다. 지난해 여름이었다. 강씨의 몸과 마음은 만신창이가 됐다. C형 간염 환자인 것도 요셉의원에서 치과 진료를 받다가 알았다. 틀니는 인근의 보라매병원에서 무료로 해줬다.

고시원에서 밥과 김치는 준다. 일주일에 3번 식당일을 하며 근근이 살았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로 손님이 끊기면서 일자리를 잃었다. 한 달에 28만 원 하는 고시원비도 다섯 달이나 밀렸다. 고시원 주인을 피해 다니려고 새벽 일찍 나와 거리를 헤매다 밤늦게 들어갔다. 밥은 굶는 날이 많았다. 현재 밀린 고시원비는 최근 요셉의원 후원자의 도움으로 갚았다.

요셉의원은 강씨의 C형 간염 치료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등록하기 위한 법률 지원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C형 간염 치료제는 3개월분 치료약이 1000만 원이 넘는다. 최근 간 수치가 올라가면서 위장 통증이 심해졌다. 그는 건강보험료 장기 체납자다.

강씨는 “요즘은 명치가 송곳으로 찌르듯 아파 꼼짝도 할 수 없다”면서 “요셉의원에서 나 같은 사람을 도와주시는 게 너무 감사해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





후견인-요셉의원 사회복지사 김순점(데레사)

▲ 김순점 사회복지사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가난한 이웃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고생을 많이 하셨음에도 열심히 사셨는데 코로나19로 일을 하지 못하게 되셨습니다. 건강도 좋지 않아 경제적 도움이 절실한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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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004-25-002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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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희씨에게 도움 주실 독자는 10일부터 16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1)에게 문의 바랍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0-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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