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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피어나는곳에] 작은아들은 수감… 두 손주 홀로 보살피는 할머니

의지했던 큰아들 지난 6월 세상 떠나노구 이끌고 청소일로 손주 뒷바라지10평 단칸방에 생계와 학비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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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순 어르신(오른쪽)이 이정열 분과장에게 어려운 사정을 털어놓고 있다.



자식을 앞세워 보내는 일만큼 고통스러운 일이 또 있으랴. 이명순(70) 어르신은 지난 6월 큰아들을 하늘나라로 먼저 보냈다. “큰아들이 죽기 전날 ‘엄마, 오늘은 힘들어서 쉬어야겠어요’ 하고 통화한 게 마지막이었어요. 우리 집 하나뿐인 가장이고, 기둥이었는데….”

엄마는 아직도 아들이 눈에 아른거려 “이름만 불러도 울음이 난다”며 연신 마른 눈물을 훔쳤다. 운수업을 하며 성실하기 그지없었던 아들은 새 직장을 알선해주겠다며 선금 500만 원을 가져갔던 지인과 채무 문제로 다투다 그만 스트레스로 혈압이 올라 허망하게 세상을 떠났다. 큰아들은 결혼도 하지 않고, 평생 부모와 조카들을 위해 살아왔었다.

이씨에게 남은 가족은 작은아들과 두 손주다. 작은아들이 20여 년 전 결혼해 낳은 손주들이다. 그러나 현장 용접일을 하며 나름 생계를 꾸렸던 작은아들도 둘째를 낳고서 곧 이혼했고, 지금은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돼 수감된 상태다. 현재 형사 사건으로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엄마의 걱정이 크다. 9년 전 중풍을 앓던 남편과 사별한 이씨는 현재 아들도 며느리도 없이 두 손주를 홀로 키우는 처지에 있다.

“20대에 결혼해서 이날 이때까지 농사일, 식당일, 아파트 청소까지 일만 하며 살아왔어요. 남편도 일을 안 했고, 듬직한 큰아들이 손주들 학비까지 다 지원해주는 아빠 역할을 했어요. 이젠 큰아들도 가버렸으니 저 혼자 어떻게 손주들 키우며 살아요?”

이씨는 10년째 아파트 청소일을 해오고 있다. 일흔의 어르신이 아파트 몇 개 동을 매주 토요일까지 온종일 쓸고 닦는다. 다리, 허리, 손마디가 성한 데 없지만, 손주들이 번듯한 직장을 구할 때까진 일해야 할 노릇이다. 추워진 날씨 탓에 내복을 세 겹씩 껴입고 매일 일해도 이씨에게 들어오는 월급은 100만 원 남짓. 서울 용산역 인근에 자리한 이씨의 집은 10평가량 되는 오래된 전세 가옥이다.

그나마 현재 대학생인 큰손주가 할머니를 챙기고 있다. 할머니를 보며 “그래도 밥은 잘 챙겨 드셔야 한다”며 학교 마치고 오면 늘 저녁 밥상을 차리는 것도 큰손주다. 종종 아르바이트를 하지만, 학업과 병행이 쉽진 않다. 작은손주는 친구들과 말썽을 피우다 학교를 중퇴했지만, 할머니에겐 그저 자식과 같다. 서울 한강본당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가 6년째 매달 큰손주에게 장학금 40만 원을 지급해왔지만, 큰아들의 부재로 생활은 더욱 막막하게 됐다.

“겨울이 오면 집에 또 찬바람이 들이치겠지요. 온몸이 쑤시고 힘겹지만, 손주들이 취직해서 잘 사는 모습만 보게 된다면 여한이 없겠습니다. 무엇보다 지금이라도 달려올 것만 같은 아들의 빈자리가 너무 크기만 하네요. 아들아, 미안하다, 미안하다.” 새까매진 할머니의 손이 다시 눈물을 훔쳤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후견인/ 이정열 (요안나, 서울 한강본당 사회사목분과장)

▲ 이정열 분과장



“이명순 어르신은 큰아들을 잃은 슬픔도 잠시, 손주들을 책임지고 지내야 하는 큰 어려움에 있습니다. 평생 거듭된 고통 속에 아파도 병원 한 번 제대로 가본 적 없는 어르신과 가족을 위해 가톨릭평화신문 독자 여러분께서 희망을 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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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순 할머니 가정에 도움 주실 독자는 8일부터 14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1)에게 문의 바랍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0-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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