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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피어나는곳에] 쓰러진 가장… 당장 생계 시급해 재활치료는 언감생심

11년 전 남편 뇌졸중, 후유증 앓아 병간호하느라 일할 수 없어 ‘막막’ 큰딸 우울증, 제대로 치료 못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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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희경씨는 뇌졸증 후유증을 앓고 있다. 아내 김씨는 병든 남편을 돌보느라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 송재남 신부



2020년 한 해가 채 이틀도 남지 않은 12월 30일 오전, 서울의 수은주가 영하 13도까지 뚝 떨어진 날 뇌졸중으로 쓰러져 힘겹게 사는 이희경(56)씨의 서울 노원구 중계동 시영아파트를 찾았다. 집에 들어가자 이씨가 아내 김미윤씨의 부축을 받으며 화장실에서 나오고 있었다. 그는 뇌졸중 후유증으로 수시로 화장실을 가야 한다. 30여 분 뒤 인터뷰가 진행되는 도중에 이씨는 다시 화장실을 가겠다며 아내를 찾았다.

이씨는 2010년 갑자기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언어장애 및 인지장애에다 몸 오른쪽에 편마비가 왔다. 인지능력은 일곱 살 아이 수준으로 떨어졌고 혼자서는 생활이 어려워졌다. 가장이 쓰러지자 평온했던 가정은 급격히 상황이 악화했다. 경제적으로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핸드폰 판매점을 운영하던 이씨의 벌이가 없어지면서 가정살림이 무너졌다. 수년 만에 전세금을 모두 까먹고 빈털터리가 됐다. 주변의 도움을 받아 영구임대아파트에 입주해 거리로 내몰리는 것을 피할 수 있었다.

급한 대로 주거는 해결됐지만 벌이가 문제였다. 아내 김씨가 일자리를 구하려 했지만 병든 남편 때문에 여의치가 않았다. 지인의 가게에 취직했지만 그것도 오래가지 못했다. 집에 홀로 남편을 두고 나갈 수 없어, 일하는 날이면 남편을 데리고 가서 옆에다 두고 주방일을 했다. 하지만 시간이 계속되자 눈치가 보여서 일을 그만둬야 했다.

사춘기였던 큰딸이 받은 정신적 충격을 너무나 컸다. 당시 중학교 2학년이었던 큰딸 지은이는 장애인이 된 아빠, 경제적으로 무너진 가정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아빠의 병구완에 매달리던 엄마는 큰딸에게 동생을 돌보게 했지만 큰딸에게는 너무나 무거운 짐이었다. 학교에서도 외톨이가 된 큰딸은 우울증을 앓았고 고등학교 1학년 때 스스로 학교를 그만뒀다. 집안에서만 맴도는 큰딸은 부모에게 원망을 쏟아냈다. 최근에는 엄마와 아빠에게 폭언하고 현관 유리창까지 깨는 등 폭력 성향까지 보이고 있다. 아내 김 씨가 더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하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큰딸과 남편 둘만 남겨두면 불안해서 나갈 수가 없다.

아내 김씨가 산 입에 거미줄을 칠 수 없어 일자리를 구해보지만, 남편을 수시로 돌봐야 해서 고정적으로 직장을 잡기 어렵다. 시간이 날 때마다 일을 하지만 벌이는 신통치 않다. 김 씨의 희망은 뇌졸중 후유증을 앓고 있는 남편이 더 전문적인 곳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큰딸이 우울증을 극복해 건강한 사회인으로 복귀하는 것이다.

인터뷰 내내 김 씨는 “미안하다”고 했다. “저희보다 힘든 분들이 계시는데 저희가 도움을 받는 게 맞는지 모르겠어요. 얼굴도 모르는 저희를 도와주시려는 마음만으로도 감사합니다.”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



후견인 : 서울 노원성당 주임 송재남 신부

지은이 아빠가 갑자기 쓰러지면서 가정이 어려워졌습니다. 그 사정을 알고 수년 동안 성당에서 생활비와 학자금 등으로 조금씩 도움을 줬습니다. 가톨릭평화신문과 독자들의 도움으로 이희경씨 가족이 새로 일어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성금계좌(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이희경씨 가정에 도움 주실 독자는 10일부터 16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1)에게 문의 바랍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1-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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