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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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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가 요즘 화해와 일치의 분위기를 타고 있습니다. 갈라졌던 동포들이 다시 얼굴 맞대고 살 날이 올 수도 있다는 기대감에 들뜹니다.

아니, 그런데 왜 그럴까요? 지난 4·27 남북 정상회담 때부터 심심치 않게 주변에서 들리는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북한을 믿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

물론 그동안 남과 북이 서로 화해할 뻔했던 많은 기회들이 있었고, 그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마도 들뜨지 말고 조심스럽게 일을 추진하자는 신중론으로 들을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마음 아픈 것은, 마치 화해가 안 되길 바라듯 말하는 신자들도 있어서입니다. 냉전시대를 겪으며 한민족이 받은 상처는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을 정도로 깊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상대를 못 믿겠다고 먼저 고개를 돌려버리면, 화해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특히 그 누구보다 평화를 위해 앞장서야 할 가톨릭신자들이 오히려 불화를 조장하는 듯 보여 심히 안타깝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먼저 평화에 대한 믿음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성 요한 23세 교황님께서는 회칙 「지상의 평화」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전쟁 무기의 균형으로 평화가 이룩되는 것이 아니고, 상호 신뢰로 참된 평화가 확립된다는 원리를 이해해야 한다.” 결국 서로 싸우면서는 절대 평화를 이룩할 수 없습니다. 상대를 신뢰하기 어렵다면,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서로 대화부터 해야 합니다. 지금이 바로 그때입니다.

이번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서도 당장 언론부터 여러 가지 의견이 오고 가고 있습니다. 아마도 두 정상의 합의문에 ‘CVID’, 즉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 폐기’에 대한 언급이 빠져 있다는 것을 문제 삼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있겠습니까? 회담 성과에 대한 평가는 각자 다를 수 있겠지만, 한반도 땅, 나아가 전 세계에 전쟁과 핵 위협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는 모두가 박수를 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북한과 미국 두 정상의 회담 성사는 그 자체로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의 중대한 진일보입니다. 미국이 북한을 인정하고, 북한과 미국이 공존을 위해 대화를 시작한 것입니다. 이것은 곧 한반도 냉전의 해체를 가능하게 할 필수적인 열쇠를 얻었다는 말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아무리 밉더라도, 믿지 못하더라도,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하며 서로 믿고 어울려 살 수 있도록 마음을 모으면 좋겠습니다. 적어도 우리 자녀들, 손주들은 평화로운 땅에서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앞으로 한반도를 반으로 갈라놓았던 고통의 역사가 점차 회복될 수 있도록 기도운동에 다 같이 동참합시다.


유 요한 세례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8-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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