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사람과사회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평화칼럼] 대통령 지지율과 소득주도성장

황진선 (대건 안드레아, 논객닷컴 대표)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봄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먼저 온다고 했다. 겨울 추위와 굶주림에 떨던 사람들은 따뜻한 햇볕과 바람 속에 봄나물로 허기를 면할 수 있으니 봄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여름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가혹하다. 홀몸노인이나 노숙인 등 빈곤층은 폭염 속에 숨을 헐떡이는 계절이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58로 떨어졌다. 취임 이후 최저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에서 폭염에 대한 미온적인 대처는 안타까웠다. 문 대통령의 전기 요금 누진제 완화 지시가 타이밍을 놓친 데다 지원 수준도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앞으로 문 대통령 지지율이 오르기는 쉽지 않다. 남북 관계는 비핵화와 종전선언을 둘러싼 북ㆍ미간 줄다리기로 획기적인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문 대통령 지지율은 결국 우리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에 달려 있다. 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가 좌우할 것이란 뜻이다. 그중에서 저소득층의 소득을 끌어 올려 소비를 늘림으로써 성장을 이루겠다는 소득주도성장이 핵심이다. 그런데 회의적 시선이 적지 않다. 특히 소득주도성장의 대표 상품으로 여겨지는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논란은 실망스럽다. 소득분배가 개선되기는커녕 올해 1분기 지표가 오히려 악화됐다는 통계치에 미숙하게 대처한 것, 최저임금 인상을 24시간 편의점 업주를 포함한 소상공인과 저임금 노동자들, 곧 을과 을의 갈등으로 번지게 한 것이 대표적이다. 영세 자영업자들이 거리로 나서지 않도록 임대료 인하, 대기업의 갑질 근절, 세제 지원 등의 선행 정책과 조치가 필요했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괜찮을까.

소득주도성장의 대척점에 있는 것이 친기업 정책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기업 친화적(Friendly) 정책을 폈다. 하지만 대기업 중심의 수출 주도 정책으로 경제성장을 하고 그 성과물이 사회에 퍼진다는 낙수효과(트리클 다운)는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전 세계에서 확인됐다. 최근 문재인 정부가 재벌과 부동산 개혁에서 후퇴하고 혁신 성장을 내세우며 규제완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 일자리와 투자를 요청해 친기업 정책으로 선회한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진보 성향 학자들이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 이어 문 정권에서도 소득·빈부 격차가 확대되는 게 아니냐고 의구심을 표명하는 이유다. 소득 불평등 개선을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은 문 정부로서는 이런 시선이 곤혹스러울 것이다. 물론 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은 서로 보완하는 개념이라고 얘기한다.

요즘 교회를 포함해 우리 사회는 확대되는 양극화와 사회적 약자에 대해 무관심해지고 무뎌지는 것 같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회칙 「사회적 관심」에서 “현대 세계에 있는 가장 큰 불의 중 하나는 (…) 많이 소유한 자들은 상대적으로 소수이고 거의 아무것도 소유 못 한 이들이 다수라는 것”이라고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권고 「복음의 기쁨」에서 “폭력을 낳는 불평등은 안 된다”며 “균등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면 온갖 형태의 공격과 분쟁은 계속 싹을 틔울 토양을 찾고 언젠가는 폭발하기 마련”이라고 경고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8-08-14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4. 20

1요한 3장 2절
사랑하는 여러분, 이제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