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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배고파 탈북했는데 서울에서 굶어 죽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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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파 탈북한 모자가 서울에서 굶어 죽었다. 탈북한 40대 여성이 여섯 살 아들과 서울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남편과 이혼한 여성은 아들과 단둘이 살며 9만 원의 월세를 수 개월 내지 못했다. 수도요금 미납으로 단수되어 있었다. 쌀과 물은 없었고, 고춧가루만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시신은 아파트 관리인의 신고로 발견됐다. 자식이 먹는 것만 봐도 배부를 엄마가 아들의 굶주림에 더 괴로웠을 것이라는 짐작까지 더하면 고통은 배가 된다. 이들은 2019년 대한민국 서울특별시에서 이렇게 목숨을 잃었다.

모자는 과연 굶어 죽는 마지막 순간까지 도움을 청할 곳이 없었을까? 2009년 탈북했지만, 중간에 중국을 다녀오면서 새터민들과의 교류가 끊겼을 거라는 게 새터민들의 설명이다. 이 여성은 생계비 지원을 위해 주민센터를 찾아갔지만, 담당자는 중국 남편과의 이혼 확인서를 요구했고 이 여성은 답답함을 토로했다고 한다. 휴대전화가 끊겼고, 고립된 생활은 깊어졌다. 분향소에 몰려든 새터민들은 여전히 우리는 이 사회에서 이방인이라고 한탄했다.

이 새터민 가정을 찾아갈 수 있었던 건 아파트 관리인밖에 없었을까? 보건복지부는 탈북자의 안전과 생활관리 실태를 면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복지 시스템의 그물을 촘촘히 짜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복지의 사각지대는 늘 존재한다.

교회는 정부의 복지제도가 닿지 않는 곳에 복음의 빛을 비춰야 한다. 이들은 그리스도인들의 손길이 필요하다. 인격적이고 친밀한 만남을 통해 이 사회에서 자연스럽게 융화되어 살아갈 수 있도록 동행해야 한다. 복음을 살면 복음은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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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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