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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컬럼] 한류, 이제는 가톨릭이다

김승월 프란치스코(시그니스서울/코리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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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은 어디에서나 필요하다. 우리나라 방역에 대한 외국의 찬사가 잇따르자, 대통령은 한류를 붙여 ‘방역 한류’라 했다. 총선에서 홍보 효과를 얼마간 보았을 거다. 1990년대 후반에 일어난 한류는 가요, TV 드라마, 한식을 넘어 전방위로 번지고 있다. 비틀즈에 비견되는 BTS는 팝의 본거지 미국 음악 시장을 뒤흔들어 놓았고, 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 수상은 시네마 한류를 기대하게 한다. 한류는 끝 간 데 없이 나갈 기세다. 때 이른 상상일까. 이제는 가톨릭도 한류다.

한국이 주목받고 있음은 외국 나가서야 실감했다. 지난 2014년, 난생처음 가톨릭 국제대회에 다녀왔다. 아시아 가톨릭 커뮤니케이터들의 모임인 시그니스 아시아대회다. 모든 것이 어설픈 첫 참가자에게 다음 아시아 대회를 한국에서 개최해달라고 서너 분이 제안했다. 대회 주최국 인도네시아 청년들이 마련한 축하 공연은 한류의 현장이었다. 한 인도네시아 젊은 여성이 ‘아리랑’을 우리말로 불렀고, 전 출연자가 함께 부른 마지막 노래는 한국 가요 ‘그대라는 이유로’ 였다.

시그니스(SIGNIS)란 교황청이 공인한 가톨릭 평신도 커뮤니케이터의 단체다. 대부분 나라에서는 교회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일하는 성직자 중심으로 움직인다. 시그니스코리아는 규모에서 앞선다. CPBC를 비롯해 KBS, MBC, SBS, EBS 같은 주요 방송사 가톨릭 신자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고, 회원 수가 500명이 넘는다. 시그니스세계대회가 2021년 8월에 서강대에서 열린다. 300여 명의 세계 가톨릭 언론인들이 한국을 찾으니 한국 가톨릭을 알릴 더없이 좋은 기회를 맞았다.

한국 가톨릭의 평신도 활동은 꾸르실료운동에서도 주목받는다. 서왕석(마태오) 꾸르실료 주간에 따르면, 꾸리실리스타가 세계 67개국에 550만여 명 있는데 한국은 22만여 명이다. 숫자 면에서 많은 편인 데다, 성당마다 울뜨레야가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청년 울뜨레야가 있는 것이 두드러진다고 한다. 과문한 탓인지 모르지만, 레지오 마리애도 한국만큼 열심히 하는 나라가 더 있을까 싶다.

평신도 활약은 한국 가톨릭의 뿌리에서도 찾을 수 있다. 한국 가톨릭은 외국 선교사의 직접적인 도움 없이 자생적으로 생겨났다. 신앙 선조들은 스스로 모여 가톨릭을 실천하고 연구하다 북경교구에 신부 파견을 간청했다. 모진 박해 속에서 숱한 평신도들이 해외 선교사들과 함께 순교했다. 103위의 성인과 124위의 복자로 받들어진 거룩한 자취는 서소문역사공원과 성지 곳곳에 서려 있다. 바티칸이 아시아에 최초로 승인한 순례길인 ‘서울 순례길’이다.

코로나 방역 과정에서 서구 문화에 주눅이 들었던 우리 어깨가 펴졌다. 한국은 반세기 만에 경제 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뤄낸 유일한 나라다. 살펴볼수록 대단한 대한민국, 한국 가톨릭이다.

반론도 있다. 급속한 압축성장 과정에 빈부 격차는 더 벌어졌고 사회적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교회도 외적 성장에 비해 내적 성장이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비판과 ‘웰빙 교회’라는 따끔한 지적까지 들어야 했다. 몸은 웃자랐는데 정신은 그만큼 따라오지 못한 성장기 청소년 모습이다.

몸이 먼저 발육하고 나서 마음이 성숙하면서 자연스럽게 어른이 된다. 한국 가톨릭은 이미 받는 교회에서 나누는 교회로 돌아섰다. 한국 선교사들은 남미, 아프리카는 물론 유럽까지 간다. 외형 성장을 이룬 한국 가톨릭이 질적 성장마저 이루어 낸다면, 가톨릭 한류는 상상이 아닌 현실이 될 것이다.





◇김승월 시그니스서울/코리아 회장 약력 △연세대 행정대학원 언론홍보 전공 △시그니스 아시아 이사 △前 MBC 라디오본부 국장 △前 인하대 언론정보학과 초빙교수ㆍ강사 △저서 「라디오레시피 23」, 「라디오다큐멘터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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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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