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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성교육, 피임 아닌 생명 교육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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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남 담양의 한 고등학교에서 ‘임신과 출산’ 수업을 위해 실습 준비물로 바나나를 챙겨오라고 했다가 학부모 항의로 취소된 일이 있었다. 이에 학부모들은 성교육하려다 성범죄를 부추긴다고 강하게 항의했고, 교육은 무산됐다. 이 같은 내용은 “바나나 가져와… 콘돔 끼우기 수업하게”라는 식의 자극적인 제목으로 언론에 보도됐고, 콘돔 사용법을 정확히 알려준다는데 부모가 더 이상하다는 반응의 댓글이 적지 않게 달렸다.

성교육은 가치관 교육이다. 피임 교육이 아니라 생명 교육이다. 왜곡된 성 인식을 지닌 교사가 성교육을 한다면 학생들은 올바른 성 인식을 갖기 어렵다. 학교에서 기술ㆍ가정 과목을 가르치는 교사가 구체적인 피임 방법을 교단에서 설명한다는 것은 학생들이 성관계를 이미 하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안전한 성관계(피임)를 가르치는 셈이다.

올바른 성 윤리ㆍ성인식은 어른들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 자녀에게 올바른 신앙을 전수하려면 부모에게 그 신앙이 있어야 하듯이 성교육도 마찬가지다. 성교육의 근간은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 존중에서 시작된다. 성이 쾌락과 욕망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과 생명에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바나나에 콘돔을 끼워보는 실습은 인간을 인격적 주체로 바라보게 하는 인간 존중 교육과 거리가 멀다. 사랑과 생명이 생략된 피임 교육은 생명의 탄생을 재앙으로 인식하게 하기 때문이다.

‘임신과 출산’ 수업에 실습이 필요했다면, 아기 돌보기가 더 어울릴 뻔했다. 성교육은 인간 생명의 출발부터 마지막까지 동반되어야 하는 삶에 관한 교육이다. 최근 N번방 사건은 성이 지닌 책임성과 인격적 가치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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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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