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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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주의 창] 잘 노는 아이가 성공 한다! / 문영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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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에 속삭이는 햇살같이 / 풀 아래 웃음 짓는 샘물같이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길 위에 / 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중략)

김영랑의 시처럼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리워하는 인간의 동경은 시대를 초월하여 이어져 내려왔다. 동양의 산수화에서 보듯 사람이 자연과 함께 조화롭게 어울리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우리의 마음을 평화스럽게 만든다.

현대인들의 주거공간이 자연과 유리되면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연령층이 바로 아이들이다. 시멘트로 된 사각형의 공간 속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은 아토피 같은 각종 육체적 질병뿐만 아니라 우울증 비만 과잉행동장애(ADHD) 스마트폰 중독 등 정신과적 문제도 많이 일으킨다. 자연으로부터 소외된 자연결핍장애는 아이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긴다. 몸을 움직이는 스포츠 활동은 건강증진을 위해서도 좋지만 사고력이나 지적 활동을 활성화시켜주고 각종 스트레스를 해소시켜주며 우울증이나 기타 심리적 불안증에도 탁월한 치유효과를 갖고 있다. 어린이들에게 놀이란 자연스러운 생활의 일부분이다. 놀이를 통해 협력과 사회생활과 대인관계를 배우고 상상력을 현실화시켜 창의력을 키운다. 야외에서 동물과 식물을 보살피고 자연을 체험하게 하는 교육은 타인과 생태계에 대한 배려심을 키우게 하는 최고의 교육이다.

일본의 마츠나가 노후부미는 어렸을 때 충분히 놀아본 아이일수록 공부도 잘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남자아이들은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고 엉뚱한 짓을 잘하며 머릿속으로 궁리한 일은 행동으로 옮겨야 직성이 풀리는 특성을 갖고 있다. 남자아이들에게 놀이가 중요한 건 그 때문이다. 남자는 몸으로 체험하면서 다양한 것을 배우는 동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남자아이가 성장하려면 다양한 체험을 빼놓을 수 없다.

우리는 모두 자기 자녀들이 미래에 사회 지도자가 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좋은 지도자란 평소에 인사 잘하고 의리 있고 남의 사정을 잘 헤아리며 때로는 손해도 볼 줄 아는 그런 사람을 가리킨다. 사람들은 냉정하고 이기적인 인간보다는 순수하고 감정이 풍부한 소위 인간성이 좋다는 사람을 좋아한다. 인간의 사회적 역량은 지능지수(IQ)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감성 지수(EQ)에 달려 있다. 창의력의 원천인 감성 지수는 회색빛 콘크리트 정글 속이나 컴퓨터 게임에서는 자라지 않는다. 자연은 아이들의 오감을 자극하는 풍경 소리 향기로 가득 차 있다. 찬란한 햇빛과 청량한 공기를 마시며 오감을 자극하는 흙을 만질 수 있다는 것은 그것 자체가 아이들에게는 치유요 위로가 되고 탐구심 모험심 창의력을 자극시키는 가장 좋은 기제들이다.

우리는 학교에서의 우등생이 사회에서 우등생으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대인관계가 나쁘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 그런데 한국 청소년들은 주변 친구들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능력이 매우 낮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국제교육협의회의 2009 ‘국제 시민의식 교육연구(ICCS)’를 바탕으로 36개국 청소년의 ‘사회적 상호역량’ 지표를 계산한 결과 한국은 36개국 중 35위를 차지했다. 특히 ‘관계지향성’과 ‘사회적 협력’ 부문의 점수가 최하위라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최근 ‘놀토’로 표현되는 주5일 수업제는 신앙교육뿐 아니라 어린이들의 정서적 교육이나 전인 교육의 발전을 위해서도 그 역할과 비중이 막대하다. 세계에서 가장 긴 학습시간에 진절머리가 난 아이들에게 주일학교마저 또다시 외우고 기억해야 하는 주입식 일변도의 교육이라면 애들은 도망갈 수밖에 없다. 주일학교에 가면 재미있는 놀이와 친구 맛있는 음식이 있기 때문에 주말을 손꼽아 기다리는 그런 성당을 만들 수는 없을까? 살다가 보면 때로는 방황하고 신앙에서 멀어질 수도 있지만 어린 시절 성당에서 보냈던 행복했던 추억들이 일후 성당으로 되돌아오게 하는 매개체임을 깊이 생각해보아야 한다.

■ 외부 필진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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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5-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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