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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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토론] ‘성당 구역 내 흡연 허용’ 어떻게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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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간접흡연을 막고자 성당 전 구역을 금연구역으로 설정하거나 일부 구역을 흡연구역으로 지정한 본당 공동체들이 눈에 띈다. 성당 구역 내 흡연 허용 여부에 대한 독자들의 찬반 의견을 들어봤다.

■ 찬성합니다

“성당 전 구역 금연 했으면 좋겠습니다”

큰 아이의 주일학교 수업이 끝나기를 기다리며 성당 마당 벤치에 앉아있을 때의 일입니다.

주일학교가 끝나고 초등부 아이들이 마당으로 몰려나왔습니다. 하필 그 때 성당 어르신 한 분이 벤치에 털썩 앉으시더니 아무렇지 않게 담배에 불을 붙이셨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가만히 있었지요. 하지만 아이들이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뽑아 가고 벤치 앞에서 뛰어놀아도 그분은 담뱃불을 끄실 생각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두 번째 담배에 연달아 불을 붙이시려는 것을 보고 아차 싶어 한마디 꺼냈습니다.

“어르신 애들한테 담배 연기가 안 좋다는데 조금 있다 태우시면….”

제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어르신은 버럭 화를 내십니다. 여기에는 재떨이가 있으니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곳이고 허락된 공간에서 담배를 피우는 건데 제가 별나게 군다는 겁니다.

이런 일을 겪고 나니 전에는 못 보고 지나쳤을 성당 안에서 담배를 태우시는 어르신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제법 많은 어르신들이 미사 전후 성당 마당에서 담배를 태우시더라고요.

담배는 건강에 해롭습니다. 흡연자 본인의 건강만 해치는 것이라면 자유의사에 맡기겠지만 주변에 있는 사람의 건강에까지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 문제입니다. 버스 정류장 식당 등의 공공장소가 모두 금연구역으로 바뀌었고 그런 곳에서 아무렇지 않게 담배 연기를 뿜어대는 사람을 뜨악한 눈길로 바라볼 만큼 세상은 변하고 있습니다.

성당에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아이들은 어른의 행동을 그대로 배웁니다. ‘신앙 전수의 장’이 되지는 못할망정 담배 냄새가 나는 성당 흡연자들을 위한 성당이 되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금연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사회 분위기입니다. 성당이 품어야 할 것은 흡연자가 아니라 자라나는 아이들입니다. 본당 전구역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되고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happy500921@naver.com

성당 마당은 친교의 장소입니다

성당 내 구석진 곳에서 흡연하는 분들을 종종 봅니다. 아무리 먼 곳에서 담배를 태운다고 해도 퍼져 나오는 연기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미사 전후 성당 마당은 대화를 나누는 친교의 장소이며 어린아이들이 뛰어놀기도 하는 공간입니다. 친교의 공간에서 담배 연기 때문에 얼굴 찌푸리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신자들의 건강과 쾌적한 환경을 위해서 성당 내 모든 구역에서 금연을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이웃을 위해 성당 밖 흡연 장소를 찾았으면 합니다.

조 안드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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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성합니다

기호식품인 담배 별도 흡연구역 운영해야

저는 흡연자입니다. 10여 년 된 것 같습니다. 몇 해 전 사회적으로 웰빙 바람이 불면서 금연을 결심하고 잠시 끊어보긴 했지만 지금은 다시금 담배를 피우고 있습니다. 최근 모든 음식점이 금연구역으로 설정되고 대부분의 빌딩 안에선 담배를 피울 수 없게 됐습니다. 아파트에서도 아래층 담배연기로 인해 시비가 계속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백해무익한 것이 담배라고 합니다. 흡연자들이 설 자리가 없고 눈치를 보면서 사는 요즘이기에 이런 글을 적어도 될지 모르겠지만 보고 느꼈던 부분을 적어볼까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무조건 막기보다 한정된 구역을 흡연구역으로 설정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다니고 있는 본당에서 성당 전 구역을 금연구역으로 설정한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성당 한구석에 흡연구역을 만들긴 했지만 많이들 반기는 모습이었습니다. 우선 자매님들이 좋아했던 기억이 납니다. 특히나 아기 엄마들은 표정이 밝아졌었습니다. 한편 청장년층의 흡연자 형제들은 울상 아닌 울상을 짓기도 했었습니다. 이참에 금연을 결심한 이들도 있었지만 미사가 끝나면 성당 밖을 서성이는 형제님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교중미사가 끝난 후 성당 밖 주변에는 담배를 피우고자 모인 형제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리 보기 싫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본당 신자는 물론이고 지역 주민들의 미간이 찌그러졌습니다. 성당에서는 담배를 필 수 없기에 성당 밖으로 나오는 신자들과 성당 앞을 오가는 지역주민들 오묘한 만남이 계속 됐습니다. 흡연자들을 옹호하고자 글을 쓰고 있지는 않지만 반감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무조건 막기보다 비흡연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한정된 구역을 흡연구역으로 설정하고 흡연을 허용했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흡연자 여러분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주셨으면 좋겠습니다.

sangyulbari@naver.com

성당 금연구역 지정 더 배려를…

우리 성당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되고 어르신들은 성당 문밖으로 나가 담벼락에 모여앉아 담배를 태우시길 택하셨다. 금연이 아니라 그저 금지된 공간을 벗어나는 방법을 택하신 것이다.

그렇게 성당 문밖에 쪼그려 앉은 아버지의 모습을 보는 것이 아들로서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다.

금연이 건강에 이롭다. 하지만 이롭다고 해서 모두가 한순간에 쉽게 끊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문밖으로 신자들을 쫓지 말고 흡연실이라도 마련하는 방식으로 ‘모두를 위한’ 성당이 되면 좋을 것 같다.

이 마태오(대구 이곡본당)

■ 네티즌 생각

· 담뱃값도 올랐는데 금연할 수 있도록 주님께 기도해보세요. 주님께서 주신 우리 몸 건강해야 더 좋아하시지 않을까요? (이 수산나)

· 교회의 미래인 청소년 청년들이 성당에서 마음놓고 뛰놀 수 있도록 담배연기 없는 성당 우리 모두 함께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richpark@naver.com)

· 담배 피우는 것에 대해서는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만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 주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부탁드립니다. (hyginus)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5-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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