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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부부가 서로를 부르는 언어 / 박지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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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대문호 괴테는 “하나의 외국어를 배우는 것은 하나의 영혼을 배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꼭 외국어만이 아닐 것이다. 한국인은 모국어인 한국어를 배우고 사용하며 한국인으로서의 영혼과 정체성을 지니게 되는 것이기에 그렇다. 이렇듯 언어는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규정한다고 볼 수 있다. 언어는 곧 그 사람이다.

1월 16일 인천 답동성당에서는 인천교구 매리지 엔카운터(ME) 협의회가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포한 ‘자비의 희년’을 기념하는 신년 가족미사를 봉헌했다. 이 미사에서는 독특한 장면이 있었다. 사회와 독서 보편지향기도를 한 쌍의 부부가 함께 맡았다. 독서와 보편지향기도를 부부가 반씩 나눠서 낭독하는 방식이었다. 일반적인 미사 전례와 달라 좀 어색하기도 했지만 부부간의 화합과 일치를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이날 미사의 독서 내용은 아내와 남편은 서로 존중하고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미사 독서 내용처럼 부부 사이에서 존중과 섬김이 있는지 알 수 있는 한 가지 지표는 가정에서 사용되는 언어가 아닐까 싶다.

가끔 지인 가정에 초대받아서 가보면 상대 배우자에게 “너” “오빠”라고 부르거나 친구 대하듯 이름을 부르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자녀를 키우는 부부들도 별반 차이가 없다. 격의 없고 친근하게 느껴져서 쓰는 호칭일 수도 있다. 배우자를 너 오빠라고 부른다고 해서 존중의 감정이 없거나 부족하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그러나 부부가 성경의 가르침대로 진정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한다면 ‘여보 당신’이라는 언어가 혼인성사로 맺어진 가정에 훨씬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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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6-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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