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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 김유나 양의 죽음 의미 되살려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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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이 얼마 남지 않은 1월 말 수많은 이들을 감동으로 일렁이게 한 사연이 전해졌다. 부푼 꿈을 안고 미국으로 건너가 희망을 키워오던 김유나 양이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세계 각국 27명에게 장기 기증을 통해 새 생명을 나눠줬다는 소식이었다.

김 양의 사례는 참 그리스도인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 보여준다는 점에서 곱씹을 만한 부분이 적지 않다. 사랑하는 딸의 장기를 기증하겠다는 부모의 결단이 없었다면 김 양의 죽음은 한낱 안타까운 사연으로 묻힐 수도 있었다. 평소 성가정을 꾸리고 독실한 신앙생활을 이어왔기에 가능한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 등 관계기관에 따르면 다른 나라에까지 장기를 기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한다. 그런 면에서 김 양 사례는 국경을 뛰어넘어 생명지킴이인 그리스도인의 소명을 널리 알린 것이라 할 수 있다.

교회는 윤리적으로 합당한 방법으로 행해지는 장기기증을 적극 권고한다. 「가톨릭교회 교리서」(제2301항)는 ‘죽으면 무상으로 장기를 기증하겠다는 것은 합법적이고 장한 일’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장기 기증자는 인구 100만 명 당 9명에 그친다. 이는 스페인의 36명 미국 27명 이탈리아 23명에 한참 뒤처지는 수준이다. 지난 2009년 고 김수환 추기경이 각막을 기증하고 떠나면서 장기기증 희망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도 했다. 그 후 장기기증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은 높아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뒷걸음치고 있는 모습이다.

끝까지 아름다웠던 김 양의 삶은 우리 사회 곳곳에 사랑과 나눔의 꽃씨를 퍼트리고 있다. 하지만 일회적인 추모로 끝나서는 안 된다. 각자의 자리에서 사랑을 실천하는 충실한 주님의 도구로서의 삶이 어떤 것인지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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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6-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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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오묘하게 지어졌으니 당신을 찬송합니다. 당신의 조물들은 경이로울 뿐. 제 영혼이 이를 잘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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