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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5000원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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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라는 단어를 살면서 가장 많이 들어본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자비의 희년을 맞아 어떤 행사나 프로그램이든 ‘자비’라는 단어가 빠지지 않는 것 같다. 막연하게 생각해보면 참 좋은 단어인 것 같다. 그러나 과연 내가 그 자비를 온전히 이해하고 있는가는 전혀 다른 문제인 것 같다. 내가 생각한 ‘자비’는 너무 큰 단어였다. 높은 자리에 앉은 사람이 되어야 베풀 수 있는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자비를 실천하는 것에 엄두를 내지도 못했던 것 같다.

그러나 그 생각은 대구대교구에서 실시한 ‘제2회 대주교님과 함께하는 젊은이의 날’에 참석하며 조금 바뀌게 되었다. 행사 끝부분에 건네받은 자비의 봉투에는 5,000원이 들어 있었다. 이 돈으로 하느님의 자비를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라는 말을 듣고 ‘이 돈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점심 한 끼도 안 되는 금액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과자 한 봉지, 음료 하나 사면 잔돈 몇 개 남는 금액인데….

그러나 고민을 시작하고 주변을 둘러보니 생각보다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금액이었다. 고생하는 경비 아저씨를 위한 담배 한 갑, 버스비가 없어 난감해하는 할머니 도와드리기, 목이 마른 친구에게 음료 사주기, 택배 기사에게 건네줄 초콜릿 과자 한 통까지…. 적은 돈이지만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자비는 능력이 아니라 관심이 필요한 것이구나 하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주변에 눈을 돌리고 관심을 가지는 것만으로 내가 서 있는 곳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자비는 많이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앞으로도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것을 실천하는 것으로 첫걸음을 내딛어야겠다.



신동헌(다윗·마산 석전동 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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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6-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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