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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공경하올 어머니께 올리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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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롭고 아름다운 계절!
어머니께서는 저희에게
하얀색 도화지를 주십니다.
제목 없는 숙제이며,
평가 없는 시험지입니다.
저희 모두 제각기
자기의 모습을
밑그림으로 그려갑니다.
그리고 자신 있게
어머니 발아래 펼쳐 놓습니다.
어떠한 그림이라도
어머니께서는 예쁘고 아름답게 채색하여 주시리라
믿는 까닭입니다.

비뚤어진 입과 코도,
막무가내로 자라나는 잡초도,
기울어진 초가집도,
예쁘고 환한 얼굴로,
아름다운 장미꽃으로,
사랑의 성전으로 변모합니다.
비뚤어지고 알아볼 수 없으나
어머니께서는 결코
지우개로 지우지 않으십니다.
저희 본래의 모습을 사랑하시고
아끼시기에 어머니의 손에는
지우개가 필요 없으십니다.
어머니의 손끝으로 마무리 되는
그림의 완성은
어머니의 몫이옵니다.

어머니!

저희는 오늘 이 밤
감히 장미꽃 한 송이만으로
어머니께 다시 매달리고
투정부립니다.
저희는 그토록 나약합니다.
세월호 참사 때의
저희 학생들과 가족들을
기억해 주십시오.
소년, 소녀 가장을 기억해 주십시오.
홀로사시는 노인 분들을
기억해 주십시오.
5월의 향연에 참석하지 못하는
소외된 모든 이웃들에게
장미꽃 향기가
스며들게 해 주십시오.

항상 부족함의 연속이지만,
저희의 잘못과 무능을
탓하지 않으시고,
질책하지 않으시기에,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항상 채색으로 그림의 완성을
기다리시는 어머니
하루하루 내어주시는
하얀색 도화지 위에
이제는 봄날의 살얼음처럼
녹아내리는 순명과
묵주알 조심스레 돌리는
신앙인의 손으로
밑그림을 그릴 것을
감히 약속드립니다.

영롱한 오늘 이 밤!
성모성심을 가슴에 담아
저희 모두는
“전하 본당공동체”라는
울타리로 들어갑니다.
그리하여 어머니께서 손수
마련해 주신 정결한 식탁에서
먼지 묻은 손으로
수저를 듭니다.

어머니께서는 정녕
복되신 사랑이십니다.
감사합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어머니!



‘공경하올 어머니께 올리는 글’중에서.

이재복(벨라도·부산교구 전하본당)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6-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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