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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한담] 주님을 찬미하라 / 이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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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주님을 찬미하는 일을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삶으로 여겨 시를 써 오고 있다. 내가 살아 있는 동안 끝까지 주님을 찬미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내 시는 숙명처럼 찬미의 운향을 지니고 있는데 그것은 마치 바람결 따라 물결이 일렁이는 것과 같다. 기쁨을 주시면 기쁨을 쓰고, 슬픔을 주시면 슬픔을 쓴다. 하지만 기쁨을 쓰든 슬픔을 쓰든 내 시는 찬미의 터전에서 피어난 꽃들이다.

“어머니, 꽃이 피어나듯 시가 나와요./ 고요한 시간에/ 빛의 오랜 침묵 속에서/ 한 송이 시가 고운 비밀처럼 피어나요.”(졸시 「시의 향기」 중)

시의 본질은 찬미에 있다. 대상을 사랑하지 않고는 시를 쓸 수 없다. 사랑하는 여인이 없는데 창가에서 노래 부를 리 없다. 그러므로 하느님과 인간의 최상의 관계는 찬미의 관계가 아닐 수 없다. 사랑하지 않고는 찬미할 수 없는 것이니 하느님이 시인 다윗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성경에서 볼 수 있듯 하느님을 향한 찬미의 선율이 사라지면 은총의 샘물도 말라버린다. ‘주님을 찬미하라!’는 말이 귀에 쟁쟁한데도 등을 돌렸으니 말이다.

사실 나에게 시의 탈렌트를 주신 분은 바로 주님이시다. 초등학교밖에 나오지 않은 나에게 당신을 향한 찬미의 가락을 담아 주셨으니, “은총이 쏟아지네./ 시가 쏟아지네.// 시를 쓰지 않고는 밥을 먹을 수 없고/ 시를 다듬지 않고는 잠을 청할 수 없네.// 모든 것이 시로 꿰뚫리네. 삶의 지혜도, 현상의 본질도./ 사랑도, 믿음도, 내 모든 바람도 시로 꿰뚫리네./ 현세도, 내세도, 고난도, 기쁨도 모두 시로 꿰뚫리네.”(졸시 「비상(飛上)」 중)라고 노래할밖에. 내 자신도 놀라울 따름이다. 가난 속에서 천신만고의 역경을 견뎌내며 시를 쓰게 해주셨으니!

이인평(아우구스티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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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6-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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