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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국민은 침묵한다고? 당신들의 오산입니다 / 방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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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5일 고(故) 백남기(임마누엘) 농민 장례미사가 엄수된 서울 명동주교좌성당. 역사적인 현장이라는 것을 반영하듯 이른 시간부터 성당 앞 도로에는 경찰과 형사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장례미사에 참례하기 위해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구름이 잔뜩 몰려오고 바람 불며 흐린 날씨는 과연 이 나라가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지 사람들에게 묻는 듯했다. 하지만 조용했다. 공권력에 의해 처참하게 짓밟힌 한 노인의, 한 그리스도인의 넋을 달래는 자리는 그동안의 숱한 외침과 갈등과는 달리 평온하기까지 했다.

이 나라의 권력은, 이처럼 국민이 조용하기만 하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그 유명한 영화 ‘내부자들’에서 조국일보 논설위원이 말했던 것처럼, 교육정책 실무를 맡고 있던 고위 공무원이 실제로 내뱉었던 말처럼 “어차피 대중들은 개, 돼지입니다. 적당히 짖어대다가 조용해질 텐데 무엇 때문에 신경 쓰십니까?”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과연 그런가. 장례미사가 끝난 후 권력에 의해 개, 돼지라고 일컬어지던 바로 그 국민들은 ‘대통령 퇴진’을 외치며 서울 광화문광장으로 달려갔다. 20만 명 이상이 모였다. ‘그들’의 바람대로 곧 조용해질 것으로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정당한 집회에 참여한 국민에게 살인적인 수압으로 물대포를 쏴댄 그들의 행동을 국민들이 그냥 넘어가 줄 것으로 생각했다면 더욱 큰 오산이다.

“권력이라는 달콤한 사탄의 유혹에 빠진 오만한 이들은 결국 하느님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교회단체들은 시국선언을 통해 강력하게 경고하고 있다. 국민 앞에 꿇어앉아 진정으로 사죄하라. 그것이 이 정권이 살아남을 유일한 길이다.
방준식 기자 bjs@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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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6-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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