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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화해·일치] 열린 대화는 갈등 전환의 모퉁이 돌 / 김영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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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이루는 데 있어서 화해를 이루는 대상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어떻게 화해와 일치를 이룰 수 있는지 그 방법일 것이다. 분단 70년 동안 남과 북은 많은 부분 상실감을 갖고 살아가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이념과 체제의 다름에서 오는 이질감과 적대감은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이루는 데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넓게는 남북갈등뿐만 아니라 좁게는 남남갈등을 유발해 정치사회적 불신과 혼란을 일으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우리 민족이 역사적으로 숱한 어려움을 맞이하면서도 현재까지 발전을 거듭해오고 있는 것을 보면 남북 사이의 이질감과 적대감을 극복하고 꾸준히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갖는다.

통일은 몇몇 사람에 의해서가 아니라 모든 국민들이 각자 자신이 처해 있는 삶 속에서 각자의 여건에 맞게 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특히 나와 다른 사람들의 입장을 어떻게 볼 것인가를 조명해 볼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상대방의 뜻과 같을 때 공감을 이루는 일은 쉽지만, 나와 다른 입장이나 견해를 갖고 있는 사람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매우 민감한 문제다. 사실, 다르다는 것은 틀린 것도 나쁜 것도 아니지만 우리는 오랫동안 우리와 다른 것은 이념적으로 또는 정치적으로 틀린 것이라고 훈련을 받아 왔기 때문에 무비판적으로 또는 집단적으로 다른 것은 옳지 않다는 선입견을 갖고 판단할 때가 많았다. 화해와 일치가 서로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받아들이고 화합하는 과정이라고 보았을 때, 구성원들이 서로 다른 점들을 이해하려고 마음을 열고 노력하는 자세는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속담에 ‘말 한마디에 천 냥 빚 갚는다’라는 말이 있다. 관계형성을 위한 대화의 비중을 단적으로 표현하는 말이다. 대화로 인해 문제가 유발되기도 하지만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도 한다. 대화는 나와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주는 열린 마음에서부터 출발이 돼야 한다. 대화는 모든 관계의 기초다. 가까운 관계든 소원한 관계든 대화가 있어야 소통을 이어가게 된다. 대화는 각자의 생각과 느낌을 나타내는 언어적 표현으로서 어떤 주제에 관한 공통된 의견을 주고받을 때나 상반된 의견을 나눌 때 필요하다. 특히 어려운 관계일수록 기술적으로도 많은 주의가 요청된다. 대화야말로 갈등을 조정하고 전환하고 해결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지만 많은 사람들이 대화의 기술적 결함으로 인해 대화를 시도하거나 관계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현대사회 안에서 미디어의 발달로 새롭고 다양한 쌍방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사용되고 있지만, 인격적인 대화를 통한 소통방식은 지속적으로 유용성을 인정받고 있다. 천금 같은 신중한 말 한마디로 모든 갈등을 예방할 수 있다면 대화는 분명 평화를 세우는 일에 모퉁이 돌만큼 중요한 시금석으로 작용할 것이다.

김영애(데레사)(사)새우리누리 평화운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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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6-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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