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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주술에 빠진 대한민국 어떻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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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달, ‘최순실 게이트’라 일컬어지는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국민 모두가 할 말을 잃었다. 거의 매일 새롭게 드러나는 사건의 전말은 보수와 진보, 대통령 지지 여부를 떠나 모든 시민들에게 좌절과 배신감을 안겨줬다. 광화문 광장에서 매주 불타오르는 촛불과 성숙한 집회문화만이 땅바닥에 떨어진 대한민국의 국격(國格)을 바로 세우는 것처럼 보인다.

전국 190만을 넘는 촛불의 분노는 비단 대통령만을 향한 것은 아니다. 정직한 사람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자녀에게 자랑스러운 부모가 되겠다는 소망을 송두리째 빼앗아간 대한민국 소수 권력집단에 대한 외침이기도 하다.

최근 ‘헬조선’이라는 말이 젊은이들 가운데서 유행할 정도로 한국 사회는 눈부신 경제 발전과 어울리지 않는 전근대·봉건사회 문화가 지배해왔다. 국정농단 사태는 그 치부를 여실히 드러낸 것이다. 가장 합리적이고 이성적이어야 할 대한민국의 ‘몸통’ 권력집단은 한낱 ‘주술(呪術)’ 앞에 꼭두각시가 돼 흔들거렸다.

주술로 권력을 사유화한 사집단은 “권력은 휘두르라고 있는 것”이라는 요상한 주문을 외우면서 이성을 마비시키고 공동선을 추구할 수 없게 만들었다. 극심한 저항에 부딪히면서도 그들은 지금도 변명과 자기합리화에 몰두하고 있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는 “현 사태에 관심을 기울이고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적극 참여해 줄 것”을 신자들에게 역설한 바 있다. 민주주의 회복이야말로 주술에 빠진 대한민국 권력집단을 다시 하느님 나라로 인도하는 유일한 길이다. 그리스도인들이 작금의 현상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행동에 나서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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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6-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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