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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한담] 사랑과 희망의 페르소나 / 홍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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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뜻하는 영어의 ‘퍼슨’(person)은 라틴어 ‘페르소나’에서 파생된 단어다. 철학 용어에서는 이성과 의지를 가지고 자유로이 책임을 지며 행동하는 주체를 말하며 신학적으로는 그리스도의 삼위일체 위격이 바로 이 페르소나에 해당된다고 한다.

지난 연말, 스페인어로 ‘반짝반짝 빛난다’는 의미의 ‘루시엔테 어린이합창단’ 공연을 보았다. 이 합창단은 과테말라 천사의 집에 사는 130명 아이들 중 엄선된 기준으로 선발된 19명 여자아이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반짝이는 눈망울과 순수하고 맑은 목소리로 사랑과 희망을 노래했고 조급한 일상에 지친 내게 성탄선물과도 같은 감동을 주었다. 그중에서도 청중의 시선을 사로잡는 아이가 있었는데, 춤 잘 추는 아이로 추가 선발되었다는 다섯 살짜리 꼬마였다. 다소 긴장한 언니들에 비해 그 무대를 즐기는 유일한 아이인 것으로 보였다. 얼마 전 엄마를 잃었다는데 실감 못 하는 철없음이 오히려 위로가 된다.

태어나서 한 번도 흰 눈을 경험하지 못한 남미의 아이들이 비행기를 놓쳐 8시간 이상 기다리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이 추운 날, 우리를 찾아온 것은 이들의 아버지가 된 청주교구 소속 홍승의 가브리엘 신부님 덕분이다. 그는 60년 전 청주지역에서 헌신한 메리놀 선교회 소속 미국 신부님들에 대한 기억과 감사의 마음을 간직한 채 성장하였고 그에 대한 사랑을 더 열악한 남미의 천사의 집 아이들과 나눈다. 그는 이 아이들에게 ‘사랑이 어디서 시작되고 어디로 흘러가는지’ ‘어떤 사랑을 나누어야 할지’ 알게 하고 싶어 이 먼 길을 데려왔다고 말한다. 낮은 곳으로 흐르는 사랑과 희망의 페르소나는 이 시대의 품격이 되어야 함을 감히 말하고 싶다.

홍희기(미카엘라) 갤러리1898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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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7-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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