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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한담] 큐레이터의 역할 / 홍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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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큐레이터로 일한 지 올해로 10년째다. 사전적 의미의 큐레이터란 박물관, 미술관 등의 전시 책임자를 말한다. 다양한 예술적 표현을 영위하는 작가와 작품의 정보를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제공하고 흡수하는 중개자라고 할 수 있다.

큐레이터는 자기만의 진화방식을 가져야 한다고 스위스 출신의 세계적인 큐레이터 하럴드 제만(Harald Szeemann, 1933~2005)은 말한다. 그는 1960년대 보수적인 유럽미술계에 새로운 전시기획으로 돌풍을 일으키며 큐레이터의 역할과 위상을 정립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현대미술사가이기도 한 그가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남긴 자료, 서신 등이 1000여 박스에 달하고 현대미술 관련 서적만도 2만8000권이라는 데 놀라웠다. 하럴드 제만은 1997년 제2회 광주비엔날레에 초청된 바 있는데 이후 한국의 여성 작가인 이불과 김수자를 세계무대에 소개한 고마운 분이다. 이처럼 유능한 큐레이터는 탁월한 안목으로 새로운 작가를 세상에 알릴 의무가 있다.

미국의 어느 큐레이터가 작가를 선택하는 세 가지 기준을 소개해 본다. 첫째는 인격이다. 작가와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마약 등의 생활태도를 관찰하며 인성을 파악한다. 둘째는 작가의 영감이 작품의 아이템에 반영되고 있는지, 시대성과 독창성, 예술성이 표현되고 있는가를 본다. 이는 창조의 원칙이 된다. 마지막으로 성숙도이다. 만날 때마다 성장하는가, 지금보다 나은 작품을 기대할 수 있는가에 대한 미래를 보는 것이다.

세상은 넓고 작가는 많은데 예술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복잡한 현실에 정보는 넘치고 큐레이터가 전시의 또 다른 주체가 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그 역할과 책임에 대해 각성해 본다.



홍희기(미카엘라) 갤러리1898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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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7-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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