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넘게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헌신한 한순정(요안나, 서울대교구 일원동본당)씨가 17일 선종했다. 향년 75세. 고인의 장례미사는 19일 서울 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봉헌됐다.
시각장애인들의 눈이 돼 줬던 고인은 1984년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시각장애인을 위한 성령세미나 참석을 계기로 서울가톨릭시각장애인선교회(옛 맹인선교회)에서 봉사를 시작했다. 시각장애인에게 교리를 가르치면서 하느님의 자녀가 되도록 이끌었다. 또 1990년대부터 독신 여성 생활공간인 ‘오틸리아 공동체’를 설립해 여성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생활하기도 했다. 고인은 봉사하며 사는 보람과 행복 덕분에 혼인도 하지 않았다.
한국순교복자수녀회 외부회 회원이기도 한 고인은 수도회 영성에 따라 정결과 청빈, 순명이라는 복음삼덕을 몸소 실천하려 노력했다. 서울 용산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면서 수익의 10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썼다. 경기도에 있는 한 수도회 성당 건립금으로 거금을 기탁했을 뿐만 아니라 수입 대부분을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기부했다.
선종하기 2개월 전까지도 시각장애인 본당인 서울대교구 성 라파엘 사랑결준본당(주임 김용태 신부)에서 레지오 마리애 ‘사랑의 샘’ 쁘레시디움 단장으로 봉사했다. 이힘 기자 lensman@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