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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한담] SNS와 지란지교(芝蘭之交) / 김선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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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적으로 SNS를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시도 때도 없이 징징 울려대는 알림, 아무런 생각 없이 숫자를 눌러 메시지를 확인한다. 페이스북에 가입한지 올해로 5년째. 친구들을 보면 직장 동료와 가족, 선후배, 그리고 일면식도 없는 외국 친구들까지 다양하다. ‘페친’만도 1400여 명에 이른다.

이들 친구 가운데 내가 속상한 일이 생겼을 때, 때로는 뛸 듯이 기쁜 일이 생겨 눈치 보지 않고 전화를 걸어 이야기를 주고받을 친구는 몇이나 될까?

얼마 전 OECD가 38개국을 대상으로 ‘필요할 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을 아십니까?’라는 질문을 했더란다. 한국인은 OECD 평균인 89를 밑도는 76만이 ‘있다’고 답했다. 세계 최강인 인터넷 강국에서 정작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는 기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페스팅거(Festinger)는 사회비교이론에서 인간에게는 자신의 의견이나 능력을 평가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고 이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도구가 마땅치 않을 때는 남과 비교하게 된다고 말했다.

나보다 열등한 사람과 비교하면 ‘하향 비교’, 그 반대면 ‘상향 비교’라고 한다. SNS를 이용하는 빈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상향 비교’하는 의식이 높다고 한다.

굳이 복잡한 이론을 빌려오지 않더라도 지금 나에게 필요한 친구는 네모난 기계 속에 들어있는 나보다 잘난 수천 명의 친구보다는 어느 시인이 그랬듯이 나와 함께 울고 웃어줄 ‘지란지교’ 같은 그런 친구이지 않을까?

바쁘다는 핑계로 연락이 뜸했던 ‘사람 친구’에게 안부전화 한 통 해보는 것은 어떨까? 아니 차라리 “올해가 다 가기 전에 소주 한잔하자”며 번개를 청해보자. 우리는 현실에서 더 행복해야 할 권리가 있다.


김선균(라파엘)
광주가톨릭평화방송 보도제작부장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7-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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