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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이해와 화해 그리고 평화 / 신동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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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생일을 맞은 딸의 손을 잡고 장난감 가게를 향했다. 평소 갖고 싶어 하던 장난감을 산 딸은 한참이나 가지고 놀며 즐거워했다. 그때까지는 평화로웠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 장난감에 건전지를 넣으려다 딸과 다투고 말았다. 울며불며 건전지를 넣지 말라고 소리 지르는 딸에게 화를 냈다. 마음을 몰라주니 속상하기도 하고 무안하기도 해서 ‘마음대로 해!’라고 소리를 버럭 질렀다.

감정이 걷히고 나니 궁금해졌다. 한참이 지나서야 딸을 품에 안고 건전지를 넣지 말라고 했던 이유를 물었다. 그랬더니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소리가 나면 다른 사람들한테 피해가 갈 수 있으니 건전지를 넣지 않겠다는 것이다.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는 말이 떠올랐다. 이유를 듣고 나니 딸의 행동이 이해가 됐다. 이해가 되니 미안한 마음이 들었고 화해를 청할 수 있었다.

‘화&평 영성심리상담소’를 운영하는 강윤철 신부(마산교구 창원 중동본당 주임)와 인터뷰 하면서 ‘이해와 화해, 평화’를 다시 생각해 보았다. 사회, 타인, 가족, 자신, 무엇보다 하느님과 화해해야만 평화가 찾아온다는 강 신부의 말을 들으며 이해하지 않으면 용서할 수 없고 용서할 수 없으면 화해할 수 없고 화해하지 못하면 사랑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랑할 수 없을 때 사랑하게 해 달라는 기도’를 하느님께서 기쁘게 들어주신다는 어느 수사님의 말이 떠올랐다. 진정으로 이해하기 위해서, 사랑하기 위해서는 하느님께 힘을 주시길 청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우리의 연약함을 잘 알고 계시는 주님께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주시길 청한다.


신동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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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8-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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