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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만남과 헤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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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기 우리 교구에는 사제 서품식과 함께 사제 인사발령이 시행된다. 그때마다 신자들은 본인들이 잘 알고 있는 신부님들의 전출입에 많은 관심을 갖는다. 특별히 올해 사제 인사발령 때는 더더욱 결과를 기다리게 되었다. 우리 본당 주임 신부님께서 오신 지 5년이 되셨으니, 금년에는 타본당으로 전출 발령 나실 것이 거의 확실했기 때문이었다. 우리 본당 주임 신부님께서는 내 고향 인근 본당으로 발령이 나셨다.

주일 미사 후 간단한 송별식이 시작되었고 식이 진행되는 동안 많은 교우들이 눈물을 훔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내 눈에서도 눈물이 흘렀다. 눈물을 닦기 위해 호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기도 쑥스러운 나이이기에 그대로 앉아 있으려니 눈물이 안경에 묻어 시야를 흐렸다. 이제 내 나이 칠십이 넘었으니 앞으로 몇 차례나 이러한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할 수 있을지…, 만감이 교차했다. 젊은 시절에는 가장으로서 바쁘게만 살았기 때문일까. 신부님과 헤어져도 그때뿐이었는데, 이제는 많이 달라진 내 모습을 보게 된다.

신부님께서는 이곳 시골 본당에 전입 오신 이후 성전 건축과 사제관 증축, 부속건물 리모델링, 조경을 비롯한 수많은 토목공사와 식당 등 부속건물의 내부집기를 전부 새것으로 교체하시는 등 우리에게 많은 것을 남겨주셨다. 본당에 남아있는 우리 모두가 전보다 더욱 성숙한 신앙생활을 이어나가는 것이 신부님 은혜에 보답하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전입 오시는 새 신부님께서 집전하시는 미사와 그 외 모든 것도 전과 다를 것이 없겠지만, 그래도 왠지 욕심을 내 많은 기대도 해본다. 태양이 동쪽에서 떠올라 서쪽으로 지는 것을 반복하는 동안 우리들의 신앙생활도 죄에 떨어지는 일 없이 순간순간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기쁨의 삶을 살아가야 할 것이다. 떠나시는 신부님, 전입오시는 신부님, 모두 사랑합니다. 우리 모두는 하느님의 사람이 되어 열심히 살아갈 것입니다.


최광희(솔로몬·대전교구 서천 서면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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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9-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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