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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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단상] 하루하루(오수진, 아가타, KBS 기상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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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삶의 시간이 당연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 감사한 시간들을 저는 어떻게 채워야 할까요?

최근, 말 그대로 생사의 기로에 놓였던 적이 있습니다. 확장성 심근병증이라는 병명 하에 일부 장기는 기능을 멈춰갔고, 극히 한정된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그 안에 나에게 꼭 맞는 심장을 이식받지 못한다면 삶을 마감하게 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정말 기적과도 같이 극적인 이식의 기회를 얻었고 다시금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삶의 시간들이 계속 당연하게 주어질 것으로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죽음의 문턱에 가서야, ‘아, 나에게 마땅히 주어지는 당연한 것이 절대 아니었구나. 매 순간이 새롭게 부여받은 축복이었구나’라는 것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런 깨달음은 삶의 목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더 높이, 더 유명해지기 위한 삶을 살았습니다. 방송인으로서 사회적으로 더 크게 인정받는 것, 그리고 더 많은 돈을 벌게 되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달렸던 것 같습니다. 아마 이렇게 크게 아프지 않았었다면, 계속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시간들로 제 삶을 채웠을 것 같습니다.

‘곧 삶을 마감한다’는 말을 직접 들어보니, 내 삶에서 무엇이 중요할지 무엇으로 감사한 시간들을 채워야 할지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아마 사는 동안 이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겠지만, 적어도 돈이나 명예만을 위해 살아가고 싶지 않다는 것은 분명해졌습니다. 다시금 주어진 이 소중한 시간을 쓸 만큼 중요한 것들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으로 내 시간을 채워야 의미가 있을까. 아직 답을 찾는 중이지만, 사랑을 베풀어 준 많은 사람에게 제가 얼마나 도움을 받았는지를 떠올리며 나 또한 이렇게 사랑을 베푸는 시간들로 삶을 채워가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심장을 기증해주신 분은 말할 것도 없고, 저를 사랑하고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제게 크나큰 행복이자 힘이 되어주었기 때문에, 제 인생 또한 이렇게 쓰이고 싶다는 바람을 갖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먼저, 주변 사람들에게 오래 기억될 행복한 추억들을 선사하기 위한 노력부터 시작하려고 합니다. 일상의 시간들을 행복하게 채울 수 있도록 도우려고 합니다.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내가 받은 은혜를 세상에 갚아나간다는 생각으로 조금씩이나마 하루하루 충실하게 살아간다면, 그것이 감사한 삶에 대한 마땅한 시간이 되지 않을까요?

하루하루 감사하게 살겠습니다. 오늘도 무사한 시간들에 참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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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04-24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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