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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5월의 아름다운 성모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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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님,

저는 어렸을 때 세례를 받고 오랜 냉담 중에 잠깐이었지만 개신교에 다녔습니다. 성모님을 평범한 여인으로밖에 생각하지 않는 그들의 교리가 저도 모르게 제 안에 젖어들었던 것인지, 천주교로 돌아와서도 성모님을 데면데면했습니다. 그렇게 성모님께 공경과 사랑을 제대로 드리지 못했던 제가 감히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할지요….

오늘, 이 시간은 제 인생의 큰 영광의 시간입니다. 어리석고 부족한 생각으로 성모님을 판단했던 저를 기다려주시고 어루만져주셔서 지금 이 자리에서 부끄러운 입술로 고백할 수 있는 용기를 주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모후이신 성모님

당신은 어린 나이에 온전하고 완전한 믿음으로 하느님의 크고 특별하신 계획에 순명하여 성령으로 예수님을 잉태하고 출산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모친으로 혈연적 관계였지만 아들에 대한 개인적인 사랑을 극복하고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 예수님의 부활 승천 후에도 믿음의 어머니로 끝까지 예수님의 제자들과 힘써 기도 생활의 모범을 보이셨습니다.


성모님,

제 친정 엄마는 아침에 눈을 뜨면 성모님 앞에서 묵주기도로 하루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자란 저였지만 신앙인이 되지 못하였지요. 믿지 않는 남자와 결혼하여 사느라 분주했던 어느 날, 갑작스레 엄마의 죽음이 닥쳤습니다. 엄마를 안성천주교묘지에 모시고 삼오제가 지난 며칠 뒤에, 성당을 다니지 않고 있었던 저희 부부는 엄마가 다니던 성당에서 관면혼배를 하게 되었고 7살이었던 아들은 세례를 받았습니다. 모두 하루 만에 이루어진 일입니다. 일사천리로 어떻게 그리되었는지 지금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기적 같은 일입니다. 그러고도 저의 냉담은 계속 되었습니다.

관면혼배는 장모님과의 약속이며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남편은 2011년에 세례를 받았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인호를 받고도 제대로 살지 못하는 저를 남편을 통해 다시 불러주셨습니다. 이 모든 것은 엄마의 기도와 함께 하신 성모님 덕분이라는 것을 이제야 깨닫습니다.

‘이제부터 과연 이 시대가 나를 행복하다 하리니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루카 1,49)
그렇습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이들에게 구원의 길이 되어 주신 분, 믿음의 도구가 되어주신 분, 텅 빈 충만으로 거룩해지신 당신의 이름 위에 제 어리석은 마음을 봉헌하며 새롭게 태어난 가난한 마음으로 찬미와 감사를 올립니다.


은총의 성모님,

신앙의 증거는 삶에서 사랑의 실천으로만 완성된다는 것을 어머니께서 몸소 보여주셨으니 저희 공동체가 예수님 안에서 서로를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며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조화롭고 화합된 모습으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느님께 전구하여 주세요.

믿는 이들의 어머니이신 성모님께 영광의 화관과 사랑의 촛불을 밝혀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ladyk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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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9-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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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저의 피신처, 저의 방패 저는 당신 말씀에 희망을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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