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정수(프란치스코, 서울대교구 답십리본당)
눈이 온다
집 안에 나 혼자 있다
식탁에 앉아
창밖을 바라본다.
엄마가 이 자리에 앉아
창밖을 멍하니 보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큰아들을 기다리는 눈치다
나한테 보고 싶단 말은 차마 못 하고…
가끔 “막내, 이놈…”하며
말끝을 흐리던
그 사무치는 외로움과 그리움이
오늘까지도
내 가슴에 숨어 있다
“우리 작은아들!”
앙상한 손으로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고맙다!”할 때도
속으로는 큰아들, 막내아들도 같이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굳이 말하지 않아도
가슴으로 느낄 수 있었다
오늘따라 엄마의 마지막 목소리가
귓가를 울린다
“우리 작은아들, 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