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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또다시 찾아온 봄 / 박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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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전남 진도 팽목항 천막성당에서 처음 들었던 윤민석 곡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는 노래가 귓가에 맴돈다. 노랫말처럼 거짓이 참을 이길 수 없음이 드러나고 있다. 희생자들을 ‘못 구한 것’이 아니라 ‘구하지 않았음’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팽목항을 처음 찾았던 날, 세월호가 가라앉아 있던 그곳 바다에 배를 타고 나갔던 날, 그리고 세월호가 인양되던 그날…. 아직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기자의 가방과 카메라에 달린 ‘노란 리본’을 보고서 ‘종북’이라 칭하며 ‘아직도 그러고 싶냐’던 60대 어머니가 가끔 생각난다. 안타까운 죽음을 추모하는 것이 잘못된 일인가. 엄마로서 자식을 먼저 보낸 이들을 생각한다면 공감할 수 없는 이야기인지 되묻고 싶다.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봉헌된 세월호 참사 4주기 추모미사에는 남녀노소 많은 수의 신자들이 함께했다. 아직도 주체할 수 없는 슬픔에 눈물 흘리는 이들을 보면서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4년 전 우리는 봄처럼 생기 넘치던 수많은 아이들의 죽음을 목격해야만 했다. 대한민국이라는 배는 속수무책으로 침몰했다. 304명의 죽음. 어처구니없는 일이었기에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날을 기억하며 오늘도, 내일도 세월호 참사의 아픔과 슬픔을 함께 나누자. 그리고 아직 돌아오지 못한 5명의 미수습자들과 하늘에서 별처럼 빛날 희생자들을 기억하며 그들을 위해 두 손을 모으자.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박원희 기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8-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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