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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단상] 앞으로의 나(곽윤기, 스테파노, 쇼트트랙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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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은퇴를 생각하고 있지 않지만, 함께 운동을 시작했던 동료들과 후배들이 은퇴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게도 언젠가 다가올 일이구나’라는 것을 이번 기회에 글을 쓰면서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최근 이상화 선수의 은퇴로 “늘 함께하던 동료가 은퇴하니까 기분이 어때요?”라는 질문을 받게 되었습니다.

저도 멀지 않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 질문은 저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가 되기도 했지요.

은퇴를 생각하기 전에 이런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내가 스케이트 선수가 아니었다면, 그랬다면 지금의 나는 어떤 내가 되었을까?’ 이런저런 상상과 생각을 하던 중 책상 앞에 있는 십자가에 눈이 갔습니다. ‘만약 내가 운동을 하지 않았어도 신앙생활을 했을까? 나의 신앙심이 더 깊어질 수 있었을까? 평소 가족에게 부담감과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했던 내가 겸손한 마음을 갖고 하느님께 다가갈 수 있었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운동을 하게 된 것이나 운동을 통해서 경험하게 된 모든 것이 하느님의 선물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운동선수이기는 하지만 달리기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요즘 ‘러닝 동호회’나 ‘자전거 동호회’에 함께할 기회가 생기면서 지루하고 힘들기만 했던 운동이 새롭게 느껴졌고, 매일매일 지루하게 타던 스케이트가 다시 재미있어지는 마음의 변화가 생겼습니다. 매일 얼음 위를 달리고 싶어 하던 어린 시절의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이 마음을 조금만 더 일찍 알고 깨달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운동만 그랬던 건 아닙니다. 제겐 신앙도 늘 아쉬움이 가득합니다. ‘이렇게 마음이 편안해지고 지친 마음을 위로받을 수 있는데, 왜 힘든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그것을 깨닫게 되는 것일까?’ 하고 말이죠.

선수 생활 막바지에 들어선 저로서는 아쉬움이 가득합니다.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기억하며 이 모든 시간과 과정들로 인해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이제부터 더 행복하고 더 즐겁게, 운동선수로서 신앙인으로서 살고 싶습니다.

오늘 누려야 할 행복과 즐거움을 내일로 미루지 말고 답답할 때는 하느님처럼 넓은 하늘을 보면서 한 박자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주위를 둘러보는 게 어떨까요? 오래 살아본 것은 아니지만, 세상에는 노력해서 안 되는 것이 없습니다. 결국, 하느님께서 도와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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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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