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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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화해·일치] 한일 갈등과 한반도 평화체제 / 이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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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이 우리에게 일제 징용 피해자에 대한 대법원 판결과 ‘화해치유재단’ 해산 등을 빌미로 무역공격을 선언하면서 한일 관계는 최악의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러한 공격적인 일본의 행태에 대해 일본정치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그런데 필자가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전환하고 있는 국제정치 차원의 문제다.

일본은 오래 전부터 전쟁할 수 있는 국가, 즉 ‘보통국가’를 지향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2차 세계대전 전범국인 일본의 전쟁 가능성을 부정하고 있는 ‘평화 헌법’의 개헌이며, 개헌을 위한 의석수 확보가 아베 총리의 중요한 정치적 목표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얼마 전 주한 미군 사령부는 ‘2019 전략 다이제스트’에서 UN사령부 역할에 대해, 위기 시 전범국이었던 일본과 독일을 전력 제공국으로 포함시키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UN사령부를 대표하는 미국이 7개 UN사령부 후방기지가 있는 일본과 실제 합의한다면, 일본 자위대가 유사시 한반도에 UN기를 들고 투입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의 부상이 가시화된 이후,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자국 패권 유지에 가장 큰 도전이 수정주의 국가 중국의 부상이라고 인식하며, 오바마 행정부는 ‘아시아로의 회귀’와 ‘재균형’ 정책을, 트럼프 행정부는 ‘인도-태평양 전략’을 천명했다. 이는 미국의 지도력을 바탕으로 인도-태평양 국가들이 중국을 포위하는 전략이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일본의 군사적 역할을 요구하고 있으며, 일본의 ‘보통국가’화를 반대하지 않는다. 일본이 ‘보통국가’화에 성공한다면 일본은 군사력을 바탕으로 이익을 추구하는 국제정치 행위자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을 포위하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우리가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우리는 한반도가 미국과 더불어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열강의 각축장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전략적 접근을 해야 한다. 필자는 그것이 바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이라고 생각한다.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는 일본의 군사력이 한반도를 향하는 것에 대한 방파제 구실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한반도에서 미국-일본과 중국-러시아가 군사적으로 갈등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통해 ‘북한의 핵개발과 미사일 위협’이 약화된다면 일본의 ‘보통국가’화 추진의 국내적 명분도 약해질 것이다.

우리가 일본과 군사적, 경제적으로 직접 경쟁하는 것은 쉽지 않은 장기적 과제다. 그렇지만 권력이나 부가 아니라 “하느님의 나라와 하느님께서 의롭게 여기시는 것”(마태 6,33), 즉 ‘평화’를 청한다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며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마태 7,7)이라는 말씀을 믿고 나아가야 할 것이다.

■ 외부 필진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원영(프란치스코)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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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9-07-16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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