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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민주화운동의 영성화 / 박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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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광주대교구에서는 소박하지만 나름대로 큰 의미를 지닌 조그만 워크숍 자리가 열렸다. 내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 40주년을 앞두고,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하고 하느님 나라를 세상에 구현하는 데 평생을 바치기로 결심한, 미래의 사목자들이 그 정신을 영성으로 체득하기 위한 자리였다.

민주화운동 정신의 영성화는 얼핏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아직도 적지 않은 이들은 교회가 세속과 사회의 일에 초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회가 세상의 일에 목소리를 내는 일은 교회 본연의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교회가 아무리 사회교리를 말하고 일깨워도 이들에게는 세상과 종교는 분리돼 있는 것이 마땅하며 교회는 당연히 개인적인 신앙심에만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이들에게 ‘민주화운동’과 ‘영성’을 연결짓는 일은 어불성설이다. 광주대교구는 전국의 어느 교구보다도 지역사회와의 밀착도가 남달라 보인다. 이는 교회와 사회가 5·18이라는 결코 쉽게 경험할 수 없는 공동의 역사적 체험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그리고 실제로 여러 명의 연구자들에 의하면 고난의 시기, 광주의 시민들은 복음적 공동체를 실현했다. 그것은 곧 출애굽의 영성과 비슷했고, 교우촌의 영성과도 닮았었다. 고난 속에서 백성들은 절대자의 존재를 몸으로 체험했고, 극한의 동료애, 공정한 사회 질서를 수립하고 공유했다.

내년은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광주뿐만 아니라 근현대의 질곡을 지나온 모든 국민들은 그 역사적 의미를 다시 되새길 것이다. 특히 그리스도인들은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영성으로 승화하는 데 깊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박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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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9-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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