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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진단]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시설 드론 공격을 보며(박현도, 스테파노,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인문한국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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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추석 연휴의 여유로움을 즐기고 있던 지난 9월 14일, 현지 시각으로 새벽 4시(우리 시각 오전 10시)에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동부 아브까이끄의 탈황 시설과 쿠라이스 유전이 드론 공격으로 화염에 휩싸였다. 석유에 유황 성분이 적을수록 가격을 비싸게 받을 수 있고 환경에도 좋아 석유에서 황을 제거하는 탈황 시설은 상당히 중요하다. 아브까이끄 탈황 시설은 사우디아라비아 최대 탈황 시설로 세계 원유 공급량의 7를 차지한다. 쿠라이스 유전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두 번째로 큰 유전으로 하루 약 150만 배럴의 석유를 생산하면서 세계 원유 공급량의 1를 책임지고 있다.

2015년 3월부터 사우디아라비아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예멘의 후시 반군은 자신들이 소행이라고 즉각 발표하였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시설까지 후시 반군이 드론을 날릴 능력이 없을뿐더러, 파괴된 곳이 북쪽인 것으로 보아 예멘이 공격원점이 될 수 없다고 후시 반군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더 나아가 미국은 후시 반군을 지원하는 이란이 공격을 주도하였다고 단언하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공격 현장에서 거둔 증거를 보면 드론 18기, 미사일 7기가 발사되었고, 이란제 무인항공기 ‘델타 윙’이 포함되었다고 설명하면서 이란제 무기가 사용된 것은 확실하다고 하였으나 공격의 원점이 이란인지는 좀 더 조사가 필요하다고 신중한 자세를 취하였다.

그러나 후시 반군은 자신들이 총 10개의 드론을 세 곳에서 발진하였고, 한 곳에서 보낸 드론에는 4개의 폭탄이 장착되었다고 주장하였다. 10개의 드론으로 17개 곳을 파괴하기가 불가능하다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설명을 반박한 것이다.

사실 후시 반군이 정말 직접 공격을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후시 반군이 했다고 하더라도 이란의 사주로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란 정부는 드론 공격이 이란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항의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5월 일방적으로 이란 핵협정을 깨고 이란에 최대한 압박을 가하기 시작한 이래 중동 지역의 정세는 악화일로였는데 이제는 반(反) 이란의 선봉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시설이 직접 공격을 받았으니 긴장감이 극도로 치솟고 있다. 이란이 드론 공격의 배후로 명백하게 밝혀진다면 공격의 명분은 충분할 것이다. 그러나 이란을 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지형이 험한 이란을 2003년 이라크처럼 쉽게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 싸우려는 의지가 강한 이란은 이라크와 완전히 다른 나라다. 무엇보다 두려운 것은 유사시 이란이 미사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의 유전 지대를 초토화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난 6월 이란이 무인정찰 드론을 격추하자 미국이 보복 공격을 감행하려다 멈추었다. 페르시아만이 불바다가 되면 세계 경제는 말 그대로 재앙을 겪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우리나라는 석유소비 세계 8위이자, 석유수입 세계 5위 국가이다. 이중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들여오는 원유는 전체 수입량의 30에 달한다. 불바다가 될 위험이 있는 중동산 수입 원유는 전체 대비 65 이상이다.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은 싫지만, 전쟁은 하지 않겠다고 하였다. 남아일언 중천금! 그 말과 마음을 절대 바꾸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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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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