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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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 속에서 잠자고 있는 문구류, 나눠주세요”

길경원씨, 개인 블로그 통해 연필·펜 등 필기구 모아 나누는 ‘비욘드 펜 프로젝트’ 펼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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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로그에서 ‘비욘드 펜 프로젝트’를 통해 펜과 연필, 문구류를 기증받아 필요한 곳에 기부하는 길경원씨.



“갖고는 있는데 버리자니 아깝고, 계속 갖고 있으면 쓰지 않는 펜, 연필 많으시죠? 펜 프로젝트는 나눔 기부이며 자선입니다. 기부를 통해 실질적이고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싶어요.”

자신의 블로그(blog.naver.com/kilpao)를 통해 서랍에서 잠자고 있는 펜과 연필, 문구류를 모아 필요한 곳에 재분배하는 사람이 있다. 블로그에서 ‘길파오’로 활동하고 있는 길경원(안드레아, 60, 서울 중계동본당)씨다.

올해 5월 ‘비욘드 펜 프로젝트’(Beyond Pen Project)를 기획, 지금까지 190여 명에게 500kg의 문구류를 기증받아 거제도 사회복지시설과 베트남의 학교,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의 학생들에게 보내줬다. 아직 보내지 못한 문구류 200kg이 더 남아있다.

그는 ‘펜은 단순히 펜이 아니다’라는 의미로 ‘비원드 펜 프로젝트’라고 이름을 붙였다. 길씨가 펜을 기증받기 시작한 건 우연히 아파트 단지에서 멀쩡한 문구류를 버리는 젊은 부부를 보면서였다. 호텔에서 버려지는 일회용 비누를 재생 기부 운동으로 끌어올린 우간다 출신의 데릭 케욘고의 세계적 비누 프로젝트(World Soap Project)에서도 영감을 얻었다.

“속절없이 버려지고 팽개쳐져 있던 문구류들이 새 주인을 찾아 새 생명을 얻는 것이 기쁩니다. 자원의 재활용과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문구류 나눔 운동이 기대 이상의 성과와 지속 가능하다는 희망을 느꼈어요.”

비욘드 펜 프로젝트는 블로그 이웃들을 통해 확산됐고, 학생과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많은 이들의 참여를 이끌어 냈다. 문구류는 물론 수첩과 가방, 색종이, 동화책 등 다양한 용품이 들어온다. 길씨는 문구류를 보관하고, 분류작업 할 공간을 위해 구리시 갈매역 인근에 사무실을 따로 얻었을 정도다. 택배 박스로 들어오는 볼펜과 연필 등을 직접 다 써보고, 종류별로 분류하는 데 시간이 꽤 오래 걸린다. 격려 편지와 함께 후원금을 보내오는 이들도 있다.

“제가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실천입니다. 블로그에는 멋지고, 맛있고, 풍부하고, 즐거운 것들이 참 많습니다. 그런데 좋은 글이 행동으로 옮겨지면 좋은데 그건 별개인 것 같습니다.”

그의 삶의 모토는 ‘꿀꿀할 땐 나눔’이다. “나눔은 지속적인 화두가 되어야 합니다. 먹고 살기 어려워서 나누지 못한다는 사람이 많지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더 나눠야 합니다. 나누면 정말 행복해지거든요.”

길씨는 이 같은 “나눔 정신은 신앙의 영향이 큰 것 같다”면서 “예수님의 핵심 정신은 사랑인데, 결국 사랑은 나눔”이라고 말했다. 그는 “11월에 2차 나눔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문구류에 국한하지 않고, 생리대나 동화책, 레고 장난감 등 국경의 장벽이 낮은 품목들로 확대해 보고 싶다”고 밝혔다. 특히 미혼모와 미혼모 자녀에게 필요한 후원 물품도 고민할 계획이다.

원래 아이들을 좋아해 교사가 꿈이었던 길씨는 자영업자로 살고 있다. 대학에서 경영학과 마케팅을 공부했지만 나눔을 통해 아이들 곁에 있는 셈이다.

길씨는 “외국 여행을 가는 여행자나 선교지에 파견되는 선교사들을 통해 열악한 환경에 놓인 아이들에게 문구류를 더 많이 보내고 싶다”고 밝혔다.



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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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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