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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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화해·일치] 자신감 또는 불안감 / 박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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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이어 금강산관광지구를 둘러싼 북쪽의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10월 23일자 로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철거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습니다. 10월 25일자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평안남도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건설장을 현지지도하면서 “금강산관광지구와 정말 대조적”이라는 표현을 했다고 하죠. 현재의 금강산관광지구를 바라보는 북쪽의 시각이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최고 지도자의 직접 지시 때문이었는지 북쪽은 10월 25일 우리 정부에 통지문을 보냈습니다. “금강산관광지구에 국제관광문화지구를 새로 건설할 것이니 합의되는 날짜에 금강산관광지구에 들어와 당국과 민간기업이 설치한 시설을 철거해 가기 바란다”라고 말이죠. 앞으로 이를 둘러싼 남북 간의 다양한 논의가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 금강산 지역에는 현대아산 소유의 해금강호텔을 비롯해 우리 정부와 한국관광공사 등의 건물 13곳이 있습니다. 적지 않은 규모입니다.

그런데 북쪽이 최고지도자까지 나서 남쪽 시설물의 철거를 요청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2008년 7월 박왕자씨 사망사건 이후 금강산관광은 11년째 중단된 상태입니다. 가끔 중요 시설물을 수리했다고는 하지만 해금강호텔을 비롯해 많은 가설물들은 리모델링은 고사하고 주변의 경관과 조응하지 못한 채 흉물처럼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에 반해 중국인 관광객은 연 20만 명 규모가 방북해 1인당 300~700달러 수준의 비용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쪽 신의주와 연계된 중국 단동에는 매일 관광버스가 이동하고 있어 관광이 매우 활성화돼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관광은 유엔이나 미국의 제재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편 원산은 군사지역 갈마와 연계해 새로운 관광명소로 재탄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북쪽은 이 지역에 자체 예산 외에 외국자본을 유치해 관광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원산-갈마-금강산을 잇는 관광지구가 북쪽의 원대한 구상인데 금강산지구만이 방치돼 버린 것이죠. 북쪽으로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정리가 필요했던 것입니다.

그러면 남쪽 시설 철거 요구는 외자유치가 가능하다는 자신감의 발로일까요? 아니면 상황극복을 위한 ‘충격 요법’일까요? 북쪽으로서는 올해가 지나면 자국민들에게 보여 줘야 할 무언가가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군사적 성과를 내세우기에는 국제사회의 제재가 고민스럽습니다. 대규모 자체 예산이 투입됐음에도 성공하지 못한다면 경제는 어떻게 될까요? 제재 상황에서 금강산관광지구에 투자할 외자는 확보한 것일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흥분하기보다는 “지금은 분노와 격분과 악의와 비방과 또 입에서 나오는 수치스러운 말 따위는 모두 버려야 합니다”(콜로 3,8)라는 말씀처럼 찬찬히 지켜보고 싶습니다.


■ 외부 필진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박천조(그레고리오)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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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9-11-05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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