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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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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단상] 행복의 기준(양상윤 신부,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 전교회 중화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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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대만으로 와서 처음 지내기 시작한 곳은 남쪽에 있는 ‘타이난’이라는 도시입니다. 대만에서 가장 먼저 개발되고 가장 오래된 도시로 과거 통치 중심지였던 것에 비하면 현재는 상대적으로 그 위상은 떨어졌지만 그래도 약 190만 명의 인구가 있는 대만의 6대 직할시 중 한 도시입니다.

새로운 곳에 도착했으니 당연히 많은 것들이 새롭고 신기했는데 그중 하나가 타이난 도로에는 좌회전과 유턴 신호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제가 수도원에서 시내 중심을 거쳐 어학원까지 거의 왕복 한 시간 이상 자전거를 이용했는데 제가 늘 다니던 도로에는 좌회전 신호와 유턴 표지판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도로에서 좌회전과 유턴이 금지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녹색 직진 신호 때 어느 곳에서나 비보호 좌회전과 유턴이 가능합니다.

우리나라의 교통 체계와 비교해보면 상당히 위험하고 불합리한 교통 체계가 아닐 수 없습니다. 내가 있는 쪽이 녹색 신호라면 보통은 반대편 차선도 녹색 신호이고 또한 사거리 같은 경우에는 다른 쪽 방향의 차들 그리고 횡단보도의 보행자들과 함께 상황이 더 복잡해집니다. 이럴 경우의 비보호 좌회전이나 유턴은 큰 교통사고를 초래할 수 있지만 놀랍게도 제가 이곳에서 지내는 동안 교통사고를 목격한 것은 가벼운 접촉 사고 몇 번이 전부입니다.

우리 한국 사람이 보기에는 상당히 위험한 교통 체계를 가지고도 생각보다 교통 사고가 그렇게 많지 않은 것은 이곳 사람들의 여유 있고 양보할 줄 아는 운전 습관 때문인 것 같습니다. 신호가 바뀌어도 바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여유를 가지고 출발하고 반대 차선에서 좌회전이나 유턴을 준비하고 있는 차를 보면 나에게 우선권이 있더라도 상황에 따라 쉽게 양보할 줄도 압니다.

아마도 이런 운전 습관 때문에 한국 사람들이 보기에는 엄청나게 불합리하고 위험한 교통체계이면서도 사고율이 낮은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결국,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교통 체계도 중요하지만 운전하는 사람들의 마음가짐과 자세가 안전운전에 훨씬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우리의 삶 속에서도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치자면 많이 가진 사람이 적게 가진 사람보다 더 행복해야 하지만 항상 그런 것이 아님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무언가를 남에게 받을 때가 줄 때보다 더 행복해야 하지만 때론 받을 때 보다 줄 때 더 행복했던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입니다.

행복하게 살기를 원한다면 ‘이성’이나 ‘합리성’을 따지지 말고 그보다 먼저 내가 지금 어떤 마음가짐으로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지 한 번쯤 돌아볼 일입니다. 특히나 우리는 신앙인입니다. 세상이 말하는 행복의 기준은 이성과 합리성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행복의 기준은 그것과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과연 나의 행복의 기준은 어디에 있는지 스스로에게 진실되이 물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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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11-27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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