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
사람과사회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민족·화해·일치] 2017년과 2019년의 12월 / 박천조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벌써 2년전의 일이 됐습니다만 2017년 11월 말 북은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시험 발사합니다. 이후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2017년 12월 15일 북미 간 대화를 위해 북한이 일정 기간 핵실험이나 ICBM 발사 등과 같은 도발을 중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지요.

그러자 북의 로동신문은 2017년 12월 19일 “전제조건 있는 회담을 제기하든, 전제조건 없는 회담을 제기하든 미국이 노리는 것은 우리 국가의 핵 포기다. 이전과 달라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주장하지요.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과 핵위협이 근원적으로 청산되지 않는 한 그 어떤 경우에도 핵과 탄도로케트를 협상탁에 올려놓지 않을 것이며 이미 선택한 핵무력 강화의 길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우리 공화국의 입장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다”고 강조합니다. 2017년 한 해만 보자면 9월에는 6차 핵실험이 있었고 11월 29일 화성-15형 미사일까지 모두 40여 차례의 각종 실험이 있었습니다. 그만큼 2017년은 위기가 고조되던 엄중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2018년에는 북의 신년사 발표와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등의 영향으로 국제사회 여론도 우호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이후 2019년 상반기까지 3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2차례의 북미 정상회담, 그리고 남북미 정상 간 판문점에서의 깜짝 회동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북은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이 변하지 않았다고 판단해서인지 2019년 상반기를 지나면서 2017년과 유사한 활동을 보이고 있습니다. 백두산을 오르며 중대결심을 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5월 4일부터 11월 28일까지 신형무기 4종(신형전술유도미사일, 신형단거리미사일, 신형대구경조종방사포, 초대형방사포)에 대한 시험발사를 13차례나 했으며,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12월 하순에 소집도 했습니다. 급기야는 폐쇄를 약속했던 동창리 서해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을 진행했다는 발표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비교를 해 보니 2017년에 극도의 갈등국면에서 대화국면으로 전환한 반면, 2019년은 대화국면에서 극도의 갈등국면으로 전환하는 것 같다는 걱정이 앞섭니다. 2018년 이후 수많은 대화와 합의가 있었음에도 결국 ‘비핵화’와 ‘체제 보장’의 과제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이 위기가 반복될 수밖에 없겠다는 걱정도 생깁니다. 생사를 걸고 있는 북쪽과 상황 관리만 하면 된다는 미국의 입장 역시 상반돼 보입니다. 이제는 두 정상 간의 신뢰도 흔들리는 듯합니다. 북미 모두 완전한 해결을 고집하기보다는 점진적인 진전을 보았으면 합니다.

“너희는 나의 말에 귀를 기울여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 고집이 세어 너희 조상들보다도 더 못되게 굴고 있다”(예레 7,26)는 소리만은 듣지 않았으면 합니다.


■ 외부 필진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박천조(그레고리오)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 연구위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9-12-18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3. 29

사도 14장 22절
우리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가려면 많은 환난을 겪어야 합니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