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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간 에콰도르에서 에이즈 예방과 교육 사업 펼친 수녀

해외봉사자상 국무총리 표창 받은 김옥 수녀(예수 그리스도 수녀회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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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옥 수녀가 에콰도르 현지에서 고아원 아이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김옥 수녀 제공



“1984년에 에콰도르에 갔더니 동네 보조 간호사가 아기를 받고 있는데 시설이 너무 열악한 거예요. 그래서 ‘파티마의 성모 진료소’를 만들어 아기들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진료소에서 태어난 아이가 2582명입니다.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지금까지 한 번도 의료 사고가 없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수녀회 총장 김옥(베로니카) 수녀가 9일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이 주관하는 대한민국 해외봉사자상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생물교사였던 김 수녀가 선교를 위해 에콰도르 빨말본당에 도착한 건 1984년 9월이었다. 35년 전 한국의 사정도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에콰도르의 사정은 훨씬 더 열악했다. “물을 받으면 강에서 빨래한 실오라기가 뜨기도 하고요. 화장실 물이 부족해서 여러 사람이 용변을 본 후에 물을 내렸습니다. 한국이면 살 수 있는 아이들이 수인성 질병으로 많이 죽었습니다. 불결한 장소에서 아기들이 태어나는 걸 보고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진료소를 시작했습니다.”

김 수녀는 돈이 없는 임신부들이 진료소에서 정기검진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그러자 진료소는 점차 아기를 받는 조사원이자 빨말 지역 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병원으로 탈바꿈했다. “임신부들이 한 달에 한 번씩 정기 검진을 받도록 하고 그 후로 수술실이 없는 오지를 도는 진료 차량이 일 년에 네 차례 빨말 지역을 방문해 담석증 등 각종 수술을 하고 있습니다. 1차 진료소 역할만 하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거죠.”

문란한 성관계로 인해 급속도로 번지던 에이즈를 막는 것도 시급한 과제였다. 어느 날 김 수녀는 젊은 아내와 아이 4명을 남기고 혈액암으로 죽은 줄 알았던 진료소 옆 38살 남자가 혈액암이 아닌 에이즈로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 “한 생명이 죽어갈 때까지 나는 무엇을 했나?”라는 큰 자책감에 빠졌다. “진료소 대표 모임에서 에이즈가 이렇게 늘어나고 있는데 교리만 가르치지 말고 교육도 하자고 말했습니다. 그때부터 엄마와 아버지, 아이들을 상대로 에이즈 교육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프로젝트가 17년간 계속되고 있습니다. 저희 동네는 다른 동네와 비교하면 에이즈 환자가 적습니다.”

김 수녀에게는 최근 큰 숙제가 새로 생겼다. 에콰도르에서는 미국으로 돈 벌러 불법 이민을 떠나며 친ㆍ인척에게 맡긴 아이들이 버려지는 경우가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설립한 보육원이 ‘예수그리스도의 집 보육원’이다. “애들을 할머니나 이모한테 맡기고 과테말라, 멕시코를 거쳐 미국으로 불법 이민을 하는 거예요. 가다가 죽기도 하고, 가도 불법 이민이기 때문에 나오지 못합니다. 미국에서 생활비가 안 오니까 애들이 버려지는 겁니다. 베네수엘라에서 넘어온 사람들이 버린 아이들도 있고요. ”

현재 보육원에서 키우는 아이만 25명이다. 하지만 현재 빌려 쓰고 있는 보육원 건물을 올해 말까지 비워줘야 해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보육원을 지을 땅과 설계도는 있는데 건물을 지을 돈이 없습니다.”

김옥 수녀는 13일 출국했다.

예수 그리스도 수녀회는 에콰도르 선교사 최규업 신부가 창립한 수도회로 1987년 2월 에콰도르 과야낄대교구장의 인가를 받았으며 남자 수도회는 빈민가인 라스 말비나스 지역에, 수녀회는 태평양 연안 빨말 지역에 모원을 두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 수녀회는 1989년 1월 한국에 진출했고 현재는 경기도 이천시 장호원읍에서 수련원과 피정의 집을 운용하고 있다.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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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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