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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돋보기] 대통령 시계

서종빈 대건 안드레아(보도제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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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이 바뀌면 대통령은 기념품으로 손목시계를 만든다. 봉황 문양과 대통령의 이름이 박힌 시계다. 뒷면에는 국정 철학과 소신을 담는다. 문재인 대통령의 시계엔 ‘사람이 먼저다’라는 친필이 새겨져 있다. 노무현 대통령 시계엔 ‘원칙과 신뢰, 새로운 대한민국’이라고 적혀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시계엔 대통령과 부인의 이름만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1월 19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임기 절반이 지났지만, 아직 절반이 남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2년 반 동안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경험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시계에 새로운 가치를 담았고 눈과 귀도 열었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엔 억울함에 대한 호소가 차고도 넘쳤다. 방향을 설정하고 기반을 다진 절반이었다면 남은 절반은 성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의 피력이다.

문 대통령이 내세웠던 평등ㆍ공정ㆍ정의의 가치는 아직도 시계 속에만 머물러 있다. 경기 침체로 좋은 일자리는 줄어들고 폭력과 혐오, 차별과 착취, 무관심과 무관용, 불평등과 소외가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다. 특히 그늘에서 허덕이는 소수자와 약자들의 시계는 대통령의 시계와는 다르다. 시침과 분침, 초침이 야속하기만 하다. 시간이 빨리 흘러 고통의 시간이 줄어들길 학수고대하며 청와대의 시간표만 바라본다.

대통령의 시계가 멈춰서는 안 된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 분 한 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다”며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팔목에 찬 대통령의 시계, 손가락에 낀 어머니의 묵주 반지. 새해엔 대통령의 시간이 ‘국민 모두를 위한 시간’이 되고 여기에 ‘주님의 기도’가 늘 함께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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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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