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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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진단] 우크라이나 민항기 오폭의 교훈(박현도, 스테파노,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인문한국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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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3일 새벽 0시 47분 최첨단 공격 드론 MQ-9 리퍼에서 발사된 미사일이 이란혁명수비대의 정예부대인 고드스군의 사령관 솔레이마니와 일행이 탄 차량 두 대를 타격했다. 새해 벽두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솔레이마니 제거 작전은 그렇게 끝났다.

충격과 분노에 쌓인 이란은 ‘大사탄’ 미국을 향해 ‘엔테감(복수)’을 외쳤다. 이란은 솔레이마니 폭사 이전에 미국의 제재로 피폐해진 경제 때문에 시민들이 반정부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겪고 있었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았던 미국의 솔레이마니 암살로 반정부 대열에 섰던 사람들마저 모두 반미 대열에 가담하였다. 국민과 정부가 분리되어야 할 텐데 오히려 하나가 되어 미국 반대에 나섰으니 미국을 이란 국민통합의 주역이라고 불러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이란 정부는 슬픔 속에서도 분노를 자산으로 대미항전의 기치를 더욱 드높였다.

5일 후인 1월 8일 솔레이마니가 순교자가 된 시각에 이란은 이라크 미군 기지를 향해 미사일을 쏘았다. 복수는 하되 확전은 자제하는 절제된 공격이었다. 덕분에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자제했다고 하면서 더 이상의 보복 공격을 언급하지 않았다. 전쟁을 걱정하던 많은 이들이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미국이 반격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이란군은 공격을 가하면서도 초긴장 상태로 경계에 임하였다. 그러나 사고는 늘 긴박한 때 나기 마련이다. 이란이 미국에 보복 공격을 한 지 불과 5시간 뒤인 6시 12분 테헤란 국제공항에서 우크라이나 키에프행 항공기 PS752가 이륙하였는데 2분 만에 추락하였다.

처음에는 사고 원인이 기체 이상이라고 하였다. 주이란 우크라이나 대사관도 동의하였다. 그러나 반나절이 지나면서 우크라이나 측에서 기체 이상은 공식 의견이 아니라 했고, 이란은 블랙박스를 외국에 내주지 않겠다고 하였다. 시리아를 방문 중이던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급히 귀국한다는 소식도 들렸다. 무엇인가 심상찮은 일이 추락한 민항기와 관련되어 일어나고 있는 분위기였다.

뉴욕타임스는 이란에서 입수한 동영상을 근거로 PS752가 미사일에 맞아서 추락하였다고 보도하였다. 자국민 피해자가 이란 다음으로 많은 캐나다는 총리가 나서 누군가 실수했을 가능성을 언급하였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오폭 가능성을 제기하였다.

결국, 사고가 난 지 4일째인 11일 이란 항공우주사령부는 소속 부대가 민항기를 미군이 발사한 순항 미사일로 착각하여 격추했다고 시인했다. 사령관은 자신이 차라리 죽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괴로움을 표하였다.

탑승 인원 176명 전원 사망. 이중 이란 사람은 이중국적자까지 포함하면 147명으로 집계된다. 캐나다가 그다음으로 많은 57명. 스웨덴, 우크라이나, 영국 등 여러 나라 승객이 목숨을 잃었다.

“외국에서 정확한 정보로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으면 이란 정부가 잘못을 시인했겠는가?”라며 이란 국민들은 분노했다. 솔레이마니라는 국민적 영웅을 잃고 반미 애국심으로 뭉쳤던 이란 국민들이 이제는 솔레이마니를 배출한 혁명수비대를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며 목청을 높인다.

진실은 용감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권위는 진실을 인정할 때 나온다는 사실을 잘못을 은닉하려 했던 힘있는 사람들이 반드시 깨닫길 바란다.

항공기 오폭 희생자와 그들의 가족, 친구, 사랑하는 이들을 하느님께서 따스하게 위로해주시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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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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