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
사람과사회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현장 돋보기] “펭하~ 세례받으면 안 되겠니?”

백영민 스테파노(신문취재부 기자)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새해가 시작된 지 어느새 한 달이 지났다. 새해 결심 중 실천하고 있는 게 뭐가 있나 돌아보던 중 지난 12월 31일 제야의 종 타종 행사가 떠올랐다.

TV로 보던 제야의 종 타종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타종하는 시민 대표들 사이로 사람 아닌 것이 눈에 띈 것이다. “뭐야, 꼭 펭수 뒤통수 같은데 설마 아니겠지.” 설마가 사람을 잡는다고 검은 물체는 EBS 캐릭터 펭수였다. 서울시가 누리방을 통해 접수한 보신각 타종 시민 대표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이다.

펭수가 타종을 하자 머릿속에서 혼돈의 종이 울렸다. ‘저 초점 없는 눈을 가진 버르장머리 없는 캐릭터가 종을 치는 세상이 왔구나.’ ‘나도 이제 앞뒤가 막힌 사람이 됐구나.’

EBS 김명중 사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펭수는 권위가 없고 교육방송이 딱딱한 편인데 가르치려고 하는 것보다 공감하는 모습, 젊은 피디가 시도하려는 모습이 좋았다”고 말한 바 있다. 인터뷰 내용을 보니 EBS도 교회 내 매체와 비슷한 면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인들과 술자리에서 “가톨릭평화신문을 보면 너무 가르치려고 하는 것 같고 내용이 딱딱하다”는 말을 여러 번 들은 적이 있다.

펭수라는 캐릭터가 교회에서 기획됐다면 세상의 빛을 봤을까. 펭수는 자칫 젊은이들의 치기 어린 기획으로 묻힐 수 있었다. 하지만 버르장머리 없이 보일 수 있는 펭수를 포용해준 이들이 있었기에 펭수는 BTS급 인기를 누리는 캐릭터로 성장했다.

교회 공동체에도 입바른 소리 하는 사람을 말 많고 불만 많은 사람으로 치부하기보다 좀 더 포용해줬으면 한다. 펭수 같은 인물들이 서로 공존하며 조금 더 활력이 넘치는 공동체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펭수야, 아니 펭하~ 세례받으면 안 되겠니?”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0-01-29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4. 25

마태 5장 8절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