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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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진단] 기분의 점화 효과(김경자, 헨리카, 가톨릭대학교 소비자주거학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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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기분이 좋을 때 돈을 더 쓸까? 기분이 나쁠 때 돈을 더 쓸까? 속상한 일이 있거나 무시를 당했을 때 심리적 보상을 위해 과소비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곤 하지만 대부분 사람은 기분이 좋을 때 더 많은 돈을 쓴다. 여러 사람 앞에서 칭찬을 들었거나 마음에 드는 이성이 옆에 있어 기분이 좋을 때 무리를 해서 지갑을 연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기업은 이 원리를 이용해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한다. 돈을 쓰기 전의 기분 좋은 자극이 지름신으로 연결되는 점화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점화 효과란 시간상으로 먼저 제시된 자극이 나중에 제시된 자극의 처리에 부정적 혹은 긍정적 영향을 주는 현상을 말한다. 선행자극으로 기분이 좋아지거나 에너지가 고양된 상태에서 제품이나 브랜드를 접하게 되면 두뇌가 그 긍정적 기분을 제품 탓으로 해석하고 제품을 구매하려는 동기가 발생한다. 이때 먼저 제시된 자극을 점화자극이라 하는데 기분에 영향을 주는 언어나 촉각, 미각, 시각, 청각 등 어떤 자극도 점화자극이 될 수 있다. 기업은 제품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얻기 위해 긍정적 정서와 연합될 점화자극을 조절한다. 매장에 좋은 향기를 뿌려 놓거나 멋진 음악을 틀어놓거나 웃는 얼굴로 인사하는 상냥한 직원을 배치하는 것이다.

온도도 점화자극의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따뜻함은 긍정적 정서와 차가움은 부정적 정서와 연합된다. 예를 들어 동일한 대상자의 능력이나 성격을 평가하는 실험에서, 한 집단은 따뜻한 커피나 찜질팩을 들고 기다리게 하고 다른 집단은 차가운 커피나 아이스팩을 들고 기다리게 한 후 동일한 대상자를 면접하게 하면 따뜻한 물체를 들고 있던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대상자를 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이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평가하고 구매하는 소비자 행동을 설명할 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따뜻한 물건을 쥐고 있던 소비자들은 구매하려는 제품품질을 더 높게 평가하고 제품에 기꺼이 더 높은 가격을 내려 하며 구매 후에도 더 만족해한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와 있다.

여기서 따뜻함과 차가움은 항상 물리적 온도만 말하는 것은 아니다. 체온과는 상관없이 사람을 따뜻한 사람과 차가운 사람으로 나누듯, 우리는 심리적 상황을 온도와 연결짓는 습관이 있고 이 심리적 온도가 중요할 때도 있다. 몇몇 실험에 따르면 사회적 배제를 경험하거나 외로운 사람들은 동일한 온도도 더 낮게 지각한다. 3명을 한 조로 한 실험에서 두 명의 참가자가 한 사람을 의도적으로 따돌렸을 경우 따돌림을 당한 소비자는 그렇지 않은 소비자보다 그들이 머물렀던 실험실 온도를 더 낮게 지각했다.

기분 좋은 자극의 점화 효과는 인간관계에서도 효력을 발휘한다. 사람들을 기분 좋게 만들기 위해서는 에어컨이나 히터로 조절되는 물리적 온도의 높고 낮음보다 심리적 온도가 중요하다. 기분이 좋은 상태인 사람들은 어떤 상황을 이왕이면 더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타인의 잘못에 더 관대하며 타인에게 더 많이 베푼다.

그러므로 대인관계에서 성공하려면 먼저 상대를 기분 좋게 만드는 게 필요하다. 교회 안에서 늘 들어온 그대로 ‘다른 이가 네게 해 주기를 원하는 그대로 그에게 해주어라!’ 따뜻하게 인사하고 구체적으로 칭찬하고 세심하게 배려하라. 기분이 좋은 소비자가 매장에서 더 많은 돈을 쓰고 구매한 제품을 더 좋게 평가하는 것처럼 기분이 좋은 사람들도 일상생활에서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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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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